건강길라잡이

우유 주사가 뭔가요?

tkaudeotk 2012. 11. 21. 22:19

최근 뉴스에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화가 나는 일이 보도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어떤 수술이나 통증과는 상관없이 주사를 맞다가 사망한 사건입니다. 
‘우유 주사’라고 알려진 마취제의 일종을 투여받다가 숨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족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우유 주사로 알려진 약물은 프로포폴이라는 마취제의 일종입니다.
이 약물을 대두유(한글로 하면 콩기름, soybean oil)라는 것에 
녹여 놓았기 때문에 하얀색으로 보입니다. 
아마 수술 후 오랫동안 입으로 음식 섭취가 불가능한 경우, 영양공급으로 지방 성분 보충을 위해 하얀색 주사를 맞는 경우를 본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의 주성분이 바로 이런 대두유입니다.

프로포폴은 수술로 마취를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인은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자주 경험합니다.
 내시경 검사를 할 때, 빨리 잠이 들고, 동반될 수 있는 공포나 구역질 등 
나쁜 기억을 없애 주는 데 매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위암 검진을 위해 내시경을 많이 하는 한국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하고 고마운 약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약물 말고 다른 약물을 사용해서 수면 내시경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오히려 그런 경우는 해독제가 있기 때문에 만일 위험 상황이 되면 조금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약물을 사용하느냐 하는 것과 어떤 약물이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서 의사가 결정할 일이겠지요.

 이 약물은 한국에서는 2011년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프로포폴이 이처럼 마약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물론 수면 내시경에 사용하는 다른 약물도 향정신성 의약품입니다. 
그러니 특별히 더 위험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특별히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전에 과민 반응이 있었는지 계란이나 콩류에 알레르기나 부작용이 있는지 꼭 의사에게 이야기 하셔야 합니다. 

안타까운 일은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거나 우울한 것은 남이 볼 때는 정상으로 보이고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된다는 점입니다. 
신발에 들어 있는 돌과 마늘을 먹은 사람의 예가 있습니다. 

신발에 들어 있는 돌은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지만 본인에게는 매우 괴롭습니다. 
마늘은 본인은 별로 불편한 것이 없지만 다른 사람이 괴롭겠지요. 
아마 프로포폴에 의존성이 생기거나 중독이 되는 경우도 본인에게는 굉장히 괴롭고 
심한 경우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지가 약하다든가 마약장이라고 무조건 비난만 할 수 없는 것은 
우리도 그런 절박한 상황이 되었을 때 그런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약물 의존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의존이나 중독은 자기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피곤한데 나도 한번 사용해 볼까 하는 마음을 품으면 절대 안 됩니다. 
한국에서 판매량이 170억 원 정도라고 하며 한 병에 보험가가 15,000원 정도라고 하니
 아마 많은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프로포폴을 경험했을 수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라는 가수가 사망했을 때도 프로포폴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이 약은 다른 약과 비교하여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약물 농도의 범위가 작아서 
의사의 감시하에 투여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나는 점은 의사가 불법으로 이런 약물을 투여했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처벌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할 때, 진정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프로포폴은 의료 기관 밖에서 사용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한 약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안영수

호흡기 내과 전문의, 한마음 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