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미국서 기억력 관련 연구 발표…“사진 찍으면 세세하게 기억 못해” 학예회에서 자녀들이 공연할 때 모든 부모가 “초고화질인 맨눈으로 아이를 볼 생각은 않고 ‘구린’ 화질의 스마트폰으로 자기 눈을 가리고 동영상만 찍는다”는 비아냥이다. 미국 코네티컷 페이필드대 리사 헨켈 교수 연구팀은 사진을 찍을 때보다 눈으로 볼 때 더 기억이 잘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국제저널 ‘심리과학’에 발표됐다. 그 중 15점은 사진을 찍고 나머지는 찍지 않도록 했다. 다음날 학생들에게 각 작품의 이름과 특징을 묻는 시험을 치렀다. 그 결과 사진을 찍은 작품보다 사진을 찍지 않은 작품을 더 잘 기억했다.
연구팀은 또 대학생 46명을 대상으로 27점의 작품을 보게 했다. 9점은 작품 전체 모습의 사진을 찍고 9점은 부분 사진을 찍게 했다. 나머지 9점은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다. 마찬가지로 다음날 작품 이름과 특징을 조사했다. 전체 작품을 사진으로 찍으며 관람했을 때보다 부분 사진을 찍으며 봤을 때 더 잘 기억했다.헨켈 교수는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을 때 사진기가 자신을 대신해 기억해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진을 찍으면 이후 사진을 보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지만 기계에 의존하다 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기는 힘들어지는 것이다. 전화번호부나 생년월일 등 정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설문조사 기업인 두잇서베이가 지난 7월4일 남녀 5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날 저녁 식사 메뉴를 바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30%였다. 전체 가사를 외우는 노래가 없다는 사람은 45%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같은 조사에서 설문조사 참가자 10명 중 6명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스마트폰으로 검색한다”고 답했다. 기억을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것이다. 뇌세포가 손상되는 노인성 치매와는 발병 원인이 다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간의 뇌가 손쉽게 변한다는 연구도 나왔다. 미국 UCLA 정신의학과 개리 스몰 교수는 2008년 인터넷 숙련도에 따라 뇌 활성 부위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몰 교수는 인터넷에 익숙한 실험 참가자 12명과 인터넷을 처음 사용해보는 참가자 12명을 모집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인터넷을 검색하는 동안 뇌의 활성도를 관찰했다. 반면 인터넷 초보자들은 이 부분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초보자들에게 계속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하고 6일 뒤 동일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인터넷 초보자들도 외측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됐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참가자들의 뇌영상과 비슷해진 것이다. 뇌가 변하는 데 걸린 시간은 6일이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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