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첫 승가淸規 제안서 발표
“유흥주점 출입-금전거래 삼가고 특정정당 가입-지지발언 말라”강제성 없는 권고안… 실효성 의문
스님들은 앞으로 고급 호텔에 묵거나 고급차를 탈 수 없다.
개인 명의의 부동산도 소유해서는 안 되고, 질병과 요양 등의 이유 외에는 육식을 금지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스님들이 지켜야 할 규율을 담은 ‘승가 청규(僧伽 淸規)’ 제안서를 4일 발표했다.
선원(禪院)과 총림(叢林) 등 특정 분야 청규는 있었지만 종단의 모든 스님이 지켜야 할 청규 제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청규안은 지난해 도박 추문을 계기로 추진돼 왔으며
종무회의 의결과 종정 스님 보고 등의 절차를 거친 뒤 확정될 예정이다.
청규안은 수행, 생명, 평화, 나눔, 문화의 5대 분야로 나뉘었다.
대부분 원론적 내용을 담았지만 문화 분야는
△의식주 △소유와 소비 △의례와 의식 △소임과 실천 등으로 세분해 출가자가 지켜야 할 자세를 정리했다.
의복생활은 비싼 옷감을 피하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멋을 부리지 말도록 했다.
운동과 공동으로 노동할 때를 빼면 속복(俗服) 착용을 금지하고,
고가의 구두 등산화 운동화 등을 착용하지 않도록 했다.
식생활에서는 고급 음식점을 이용하지 않고, 고급 차와 고가의 음식도 금지했다.
주거는 크고 화려한 주거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아파트나 단독주택 형태의 토굴(암자)에 거주하지 않도록 했다.
청규안은 경제적 영역에서는 비교적 엄격한 규정을 도입했다.
스님과 신도의 사적인 금전 거래를 금지하고,
비싼 장비를 구입하거나 고액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레포츠를 삼가도록 했다.
경력에 따른 자동차 이용 기준도 제안했다.
승랍(스님이 된 햇수) 10년 미만은 공용차 사용을 권유하고,
10년 이상인 말사 주지는 배기량 1000cc, 20년 이상은 2000cc,
25년 이상이거나 본사 주지 등은 3000cc 이하의 승용차를 이용하도록 했다.
사회 활동 분야에서는 정당 가입과 선거 관련 소임을 맡지 않고, 특정 정당 지지 발언과 행위를 금지했다.
종단쇄신위원회는 청규안을 의결하면서
“도박과 유흥주점 출입, 음주 등의 무절제한 막행막식(莫行莫食) 행위는 종법 등을 통해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결의 내용을 별도 안으로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번 안은 종법에 규정하지 않아 강제성이 없는 권고안 형태이기 때문에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음주에 대한 권고 사항도 빠져 있다.
종단 일각에서는
“이번 청규안을 보면 스님들이 그동안 이런 내용조차 지키지 않았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특히 승랍에 따른 자동차 기준은 사회적 잣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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