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길라잡이

건강도 이제는 이웃 나라 등 세계를 봐야 할 때

tkaudeotk 2013. 4. 11. 21:15



지난 1월 우리나라는 때아닌 중국의 미세 먼지를 걱정해야 했다. 

보통 봄에 중국과 몽골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그 안에 포함된 
각종 중금속이 폐 질환을 비롯해 각종 안과 및 피부 질환을 증가시켰는데, 
이제 한겨울에도 중국에서 시작된 스모그가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스모그에는 잘 알려진 대로 각종 공업용 산화물인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등이 포함돼 있으며, 
드물게는 납이나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 미세 입자도 섞여 있다. 
이런 미세 먼지와 산화 가스 등은 폐 깊숙이 들어와 
호흡기를 자극하며, 감기나 비염 등 상기도 질환을 비롯해 
기관지염, 폐렴의 발생 가능성도 높인다. 
결국 황사 때와 마찬가지로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증상은 더욱 심해져, 
이들 중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황사나 스모그가 왔을 때 
당장은 외출을 자제하고, 어쩔 수 없이 외출한다면 
마스크나 안경 등을 쓰는 것이 권고된다. 
물론 외출 뒤 철저한 손 씻기, 칫솔질 등 기본적인
위생 관리에도 철저해야 한다. 
아울러 황사나 안개 속에서 특히 새벽이나 아침에
야외에서 운동해서는 곤란하다. 
미세 먼지를 더 많이 마시게 돼 
폐질환 유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수칙을 개개인에게 더 떠안기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은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또 개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온다. 
중국에서 온 스모그와 같이 이웃 나라의 공해나 사고 등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2010년 2월 발생한 일본의 초대형 쓰나미 사건도 들수 있다. 
당시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면서 공기 중에 방사성 물질이 퍼졌고, 이 일부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당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비가 내린다고 이를 피하기 위해 난리 법석을 떨었던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사성 물질은 바다와 땅으로도 퍼졌다. 
일본산 농산물과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된다며 이를 사지 않으려 했고, 
우리나라 동해에서 잡힌 수산물 역시 소비자들의 손에서 멀어졌다. 
당시 일부 소비자들은 방사능을 측정하는 의료 기기를 사서 식품 구입 때 일일이 검사해 봐야 한다는 말에 솔깃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자연재해나 공해는 물론이고 비행기 등과 같은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을 포함해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등과 같이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가 
많이 왕래하지 않는 곳에서의 감염병 발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됐다. 
아프리카에서 많은 사람이 에이즈와 말라리아로 숨지는 것 역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다. 
더욱이 노동 시장의 활발한 이동으로 동남아시아나 중국, 몽골에서 몰려오는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 상태도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건강 위협의 세계화’, 혹은 ‘국경을 넘어선 건강 위해 요인’을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가까운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이라도 공해나 원자력 발전소 등 막강한 건강 위해 요인으로부터 
자국민 및 이웃 나라국민들을 보호하도록 협력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나서서 각국의 정부가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요령이다.

 김양중

1999년 의대 졸업. 2002년까지 경북 영주시에서 3년 동안 공중보건의 로 근무, 2002년 5월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로 입사해 현재 8년째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건강 기사 제대로 읽는 법>과 공저로 <의사가 말하는 의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