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스트레스 감소, 혈액 순환 촉진, 소화 증진, 노폐물 배출, 통증 완화, 변비 완화, 해독 작용,
피부 노화 예방, 피로회복, 피부 주름 개선, 숙면 등
흡사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지지만, 누구나 매일 마시는 물의 효능으로 알려진 것들이다.
이렇게 좋은 물, 얼마나 마시는 것이 적당할까? '물 권장량'을 찾아보니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시면 더 건강해진다"
"물 2리터 이상을 꾸준히 마시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풍문으로만 들어온 물의 효과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 일주일간 매일 물 3리터를 마시고 변화를 기록해봤다.
'2리터만 마셔도 좋다는데 3리터를 마시면 몸에 더 좋지 않을까?'라는 무척 단순한 생각이 이 실험의 신호탄이었다.
◆ "실험을 시작하지"
하루에 3리터의 물을 마시는 실험은 11월 8일 목요일 00시 정각에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며 시작됐다.
실험 전 집에 있는 머그잔의 용량을 계측해야 했다. 집에 있는 컵 한 잔에 몇 ml의 물이 담겼는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남은 24시간 동안 8잔의 물만 더 마시면 된다고 생각하니 어렵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다.
하루 중 마시는 3리터의 물에는 보리차, 결명자, 둥굴레차, 옥수수차, 녹차, 홍차,
커피 등은 제외하고 순수한 생수만 측정하기로 했다.
◆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하루에 3리터의 물을 마셔야 하니 커피는 자연스레 줄이게 됐다.
배는 물로 가득 찼고, 그곳에 커피가 설 자리는 남아있지 않았다.
"어디 안 좋아요?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잠을 못 잤나 봐요? 너무 피곤해 보여요"
"눈에 힘이 없네" 카페인 없이 생활한 첫날, 회사의 동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하루에 최소 커피 2잔을 마시다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으니 그동안 얼마나 카페인에 의지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 "화장실의 문턱이 닳지는 않았다"
첫날 화장실을 찾은 횟수는 총 7번. 예상보다는 적은 횟수였다.
체감상 커피를 마실 때보다도 화장실을 찾는 간격은 길어진 느낌이었다.
이후 2일 차와 3일 차는 각 8번, 4일 차와 5일 차에는 5번, 6일 차에는 6번, 7일 차에는 5번을 방문했다.
화장실 방문이 잦았던 처음과 달리 실험 후반부로 갈수록 그 횟수는 줄어들었다.
카페인을 줄이는 것보다 신경이 쓰였던 것은 어디서든 마신 물의 용량을 기록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식당의 컵 대부분은 용량이 적혀 있지 않아 물을 마셔도 용량을 알 수 없었다.
2일 차부터는 기록을 위해 생수를 들고 다니며 마시기 시작했다.
◆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됐다"
많은 양의 물을 마시다 보니 포만감 역시 자연스레 뒤따라왔다.
하지만 항상 헛배가 부른 느낌에 짜고 달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 "몸무게는 그대로, 혈압은 글쎄?"
실험 기간 중 주말을 제외한 5일간 회사의 휴게실에 있는 혈압 검사기로 혈압을 기록했다.
몸무게는 기상 후와 취침 전 측정했는데 일주일간 유의미한 변화를 찾기는 어려웠다.
◆ "하루에 3리터, 정말 괜찮을 걸까?"
중앙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김진욱 교수는
"1970년대부터 하루에 물 8잔 마시기, 2리터 마시기 운동이 유행하고 있지만
물을 많이 마신다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하루에 8잔, 2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또한 비슷한 조언을 했다.
이 명예교수는 일주일간 하루에 3리터씩 물을 마셨다는 기자의 말에
"콩팥이 고생 꽤나 했겠네요"라며 위로 아닌 위로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때문에 체험이 모두 끝난 후 '내가 둔감한 것일까'하는 고민을 품은 채 취재를 시작했는데,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난 후에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우리 몸의 70%가 물일지라도 원치 않는 물을 억지로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을 리 없었다.
일주일의 짧은 실험을 통해 마주한 단어는 과유불급이란 단순한 진리였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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