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자다가도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숨 쉬는 일이 제게는 이제 가장 힘든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군대 시절 시작한 흡연은 40년 후, 허태원 씨에게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이라는 폐 질환으로 돌아왔습니다.
남들에게는 그저 쉽기만 한 숨쉬기지만 허태원 씨는 감기만 걸려도 몇 주씩 입원하는 일이 잦습니다.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만성폐쇄성폐질환.
무엇보다 한 달에 2~3번 응급실에 실려 갈 만큼 응급 상황이 자주 생기는 바람에 일을 할 수도, 마음 편히 외출할 수도 없습니다.
기도폐쇄가 발생해 폐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질병.
현재로서는 치료 방법이 없고, 죽을 때까지 숨을 쉬기 위해 싸워야 하는 질병.
허태원 씨가 앓고 있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은 그런 병입니다.
"내 남은 숨으로, 금연을 외치겠습니다"
31일 세계 금연의 날.
허태원 씨가 가쁜 숨을 내쉬며, 두 번째 흡연 피해 증언자로 나섰습니다.
"저처럼 병에 걸리고 나서야 끊지 마세요. 끊을 수 있을 때 오늘 당장 끊으세요"
자신의 남은 삶을 금연에 바친 사람이 또 있습니다.
지난 12월, 한국형 Tips 캠페인에 나선 첫 번째 금연영웅.
구강암과 싸우고 있는 임현용(가명)씨 입니다.
*Tips : Tips from former smokers 과거 흡연자의 조언.
고등학교 졸업 후 32년간 피운, 하루 한 갑 반의 담배는 지난해 6월, 구강암으로 돌아왔습니다.
혀의 1/3을 절제해야 했습니다.
암이 전이된 목의 림프샘도 절제해 허벅지 살을 떼어 붙였습니다.
고통스러운 항암·방사선 치료를 견뎌야 했습니다.
흡연 때문에 혀를 잃은 임현용 씨가 외쳤습니다.
"담배가 생각 날 땐, 저를 기억하세요. 과거를 돌이킬 수 있다면 절대 흡연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의 호소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과 같은 피해를 당할까 봐 두려운, 과거의 자신과 같은 흡연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두 분의 조언을 귀담아들어야만 합니다.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몸 전체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현재 증상이 있든 없든 오늘 바로 금연을 시작해야 합니다"
건국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 호흡기내과 유광하 교수의 말입니다.
흡연 때문에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진 허태원 씨.
흡연 때문에 혀를 잃은 임현용 씨.
담배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난날로 인해 평생 고통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허구가 아니라 실제입니다.
흡연으로 인한 고통을 직접 겪은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담배, 오늘 끊지 않으면 내일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삶을 위협하는 질병인 흡연, 오늘 바로 치료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병·의원 금연치료, 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캠프, 금연상담전화(1544-9030) 등 금연지원서비스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조은솔 인턴 기자.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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