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길라잡이

대변 가늘면 영양 부족.. 장내 유해균 많으면 냄새 심해

tkaudeotk 2015. 4. 30. 16:38


대변으로 보는 건강 상태 황토·노랑·갈색 모두 '정상' 


붉은빛 띠면 대장 출혈 의심 수분 부족하면 대변 굵어져



대변은 우리 몸 중 소화 기관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음식물이 식도→위→십이지장→소장→대장→직장을 거치며 대변으로 배설되는데, 

각 소화기관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대변의 색깔과 모양이 변한다. 

간·쓸개·췌장의 이상도 대변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변을 더럽게만 여기는데, 잘 관찰하면 몸속 숨은 질병을 알아낼 수 있다.


◇초록·노란색은 정상, 검거나 붉으면 출혈 탓

가장 주의해서 봐야할 게 대변의 색깔이다. 대변이 갈색인 이유는 담즙 때문이다. 

담즙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로, 간에서 만들어져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음식물과 만난 뒤 장으로 내려가는데, 담즙은 장내세균과 만나면 갈색·황토색·노란색 등으로 변한다. 

담즙은 원래 초록색을 띤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사람마다 주로 먹는 음식이나 장내세균의 분포가 달라서 담즙이 변성된 후의 색깔이 다 다르다"며 

"갈색·황토색·노란색 같은 대변을 보는 것은 모두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말했다.


대변이 붉거나, 검거나, 흰빛을 띠면 질병 탓일 수 있다. 대변이 붉은 것은 항문과 가까운 소화기관, 

즉 대장 등 하부(下部) 위장관에 출혈이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검은색 대변은 반대로 식도·위·십이지장·소장 등 상부(上部) 위장관에서 출혈이 생겼다는 신호다. 

음식물에 혈액이 섞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검은빛으로 변한 것이다. 

위식도 역류질환, 위염, 위궤양 등이 있을 때 출혈이 생기기 쉽다.

대변이 흰색이면 담도폐쇄증일 가능성이 있다. 

담도가 막히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흐르지 못 해, 대변에 담즙이 섞이지 않는다. 

이때는 흰 쌀밥을 뭉쳐놓거나, 두부를 으깨놓은 것 같은 대변을 본다. 

담도는 주로 담도염·담도암 등이 있을 때 막힌다.


◇가늘면 영양 부족, 굵으면 수분 부족

대변 모양도 잘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바나나처럼 길고 적당히 굵은 대변을 볼 때 건강하다고 여긴다. 

만약 대변이 평소보다 가늘어졌다면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을 때 주로 가는 대변이 나온다. 

드물지만, 대장이나 직장에 암이 생겨도 대변이 가늘어진다. 

대변이 가늘게 나오는 게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반대로 대변이 평소보다 굵어지거나, 중간에 끊기거나, 토끼똥처럼 자잘한 모양이라면 수분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이항락 교수는 "안 하던 설사를 하면 대부분 급성 세균성 장염으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지만, 

한달 정도 설사가 지속되면 대장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변 횟수·냄새는 음식 따라 달라져

대변을 보는 횟수는 하루에 두세 번, 2~3일에 한 번 등 사람마다 다르다.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모두 정상이다. 

다만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대변 보는 횟수가 늘어날 수 있으며, 고기를 많이 섭취하면 줄어든다. 

대변 냄새는 먹는 음식에 따라 바뀐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장내세균 중 유해균의 수가 늘어나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향이 있다.


조선일보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