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인터뷰2.
담뱃갑 경고그림 못 넣는 건, 국회서 로비하는 담배회사 직원들 때문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4/12/04 (목)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서 담뱃값을 올리겠다고 해서 내년부터 2000원씩 오르죠.
그런데 정작 담배 포장지에 흡연을 경고하는 그림은 실리지 않게 되었답니다.
왜 그랬을까요?
12년 동안이나 시도했는데 번번이 실패했답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을 맡고 계신 분이죠. 서홍관 국립암센터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이하 서홍관):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서홍관 회장님께서는 담배 피우십니까?
서홍관:
아니요. 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담배를 피울 리가 없죠.
앵커:
처음부터 안 피우셨습니까, 끊으셨습니까?
서홍관:
젊을 때는 피웠었죠. 왜냐면 담배 피는 게 어떻게 보면 성인 남자에게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었거든요.
그 때는 담배를 피웠었고요. 한 11년 피우다가 끊었습니다.
앵커:
저하고 비슷하시군요. 그런데 이번에 담뱃값은 올렸어요.
그런데 담뱃갑에다가 거창하게 경고 그림을 넣는 것을 아주 12년 동안이나 시도를 했다는데 이거 통과 안 됐죠?
왜 안됐답니까?
서홍관:
그런데 약간 우리가 구별할 필요가 있어요. 이번에는 예산안 통과가 있었던 거거든요?
12월 2일 날 예산안 통과가 있었는데, 예산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예산 부수법안들이 다 통과가 되었어요.
그런데 경고 사진은 예산과 직접 관련은 없다고 해서 일단은 빼게 되었기 때문에 지금 저희들이 바라는 것은 빠진 것은 그럴 수도 있어요.
말하자면 담뱃갑에 경고 사진이 들어가는 것은 예산안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기 때문에 뺄 수는 있었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다만 보건복지 상임위, 국회에서 빨리 논의를 해서 이걸 통과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해 주려면 해 줄 수도 있었는데 안 한 게 좀 수상하다, 이거죠.
서홍관:
그렇죠. 그러니까...
앵커:
그런데 언제 해 준다고 합니까? 얘기 들어 보셨어요?
서홍관:
그러니까요. 지금 저희들이 생각할 때 문제는 꼭 이번 문제가 아니고
2002년부터 담뱃갑에 경고 사진 붙이는, 경고 그림을 붙이는 부분이 여러 번,
11번이나 발의가 되었었는데 한 번도 통과도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담뱃갑에 경고 사진, 그러니까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면 피우기 위해서 담뱃갑을 꺼낼 거 아니겠어요?
그러면 거기에 자기가 담배를 피우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가 그림에 나오거든요.
그래서 폐암이라든지 후두암, 심장혈관이 막혀서 심근경색이 되었다든지, 이런 것들이 다 있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적이고 심지어는 이것은요.
법을 만들기만 하면 담배회사가 인쇄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금연정책이에요.
이런 환상적인 금연 정책이 없는 거죠.
그런데 이런 명백한 효과도 있고 비용도 들지 않는 이런 효과적인 정책을 국회의원들이 합의만 하면 되는 일인데 한 번도 안 됐다는 거,
그래서 우리들이 이거 왜 이렇게 안 되나, 국회의원 분들에게 저희들은 어떨 때는 화도 나고 그렇습니다.
앵커:
그래서 제가 여쭤보는 거에요. 왜 안 되느냐고요.
서홍관:
그런데 저희들이 의심하는 게 담배회사 사람들이 국회를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아예 상주 직원들이 있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분들이 KT&G 회사에서만 두 분이 상주를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도 국회에 가서 왜 이렇게 되었느냐, 저도 물어보지 않았겠어요?
그런데 다른 보좌관 분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다.
담배회사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밥 사주고, 술 사주고, 카드를 가끔은 빌려주기도 한다,
이렇게 말을 하는 거에요. 그렇게 들었습니다, 저는.
앵커:
그거 적발해가지고 처벌해야 되겠는데요?
서홍관:
글쎄요. 어떻게 적발할 수 있는지 모르겠고요.
그 다음에 또 놀라운 일 중에 하나는 2009년, 2010년, 지금이 19대 국회인데요.
18대 국회에 KT&G에서 직원들 이름으로 국회의원 27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증거가 드러났어요.
그리고 그 18대 국회의원 27명 중에서 현재 9명이 현직 국회의원으로 계셔요.
그래서, 물론 이런 것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우리가 정확히 모르지만 그래도 그냥 합의만 하면 될 것을 왜 계속 안 하고 있나,
그런 의심도 들고 로비를 받았다는,
직접 담배회사로부터, 물론 18대 자료긴 하지만 돈을 받은 증거도 있고, 그러니까 우리는 연결을 안 지을 수가 없는 거죠.
앵커:
쪼개기 후원, 이거 고발 안 하셨습니까?
서홍관:
그것을요. 담배회사의 직원이었던 분이 수원지검에 고발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것을 수원지검에서 해명을 듣고 이유 없음, 이렇게 해서 그냥 각하시켰다고 말을 들었어요.
앵커:
그거 조사 잘못했네요.
서홍관:
그러니까요. 그것을 대가성이 있냐, 이런 것들을 아마 찾아보는 것 같은데요.
그런 것을 입증을 할 강력한 의지가 없으면 밝히지 못하겠죠.
그러면 우리 밝히지 못했다, 큰 관계없다, 하고 덮어 버리면 끝인 것 같더라고요.
앵커:
조사 받는 사람이나 조사 하는 사람이나 다 그 모양 그 꼴이로군요.
그러면 안 되죠. 이거 정말이지 담배회사에서 조직적인 로비를 했다고 하면 아주 큰 문제입니다.
아주 엄단을 해야 할 문제이죠.
그런데요. 외국에서는 어떻습니까?
외국에서 담배 표지에 경고 그림 같은 게 들어가 있습니까?
서홍관:
그렇죠. 그래서 예전에는 말이죠. 지금 우리나라 담뱃갑에도 보면 담배가 해롭다, 이런 글씨가 쓰여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걸 보고 금연 결심을 할 수 있느냐 이거죠.
결국 우리가 경고 문구를 넣는다는 것은 흡연자들이 그걸 보고 겁이 나서 끊어야지, 라고 생각해야지만 효과가 있는 건데
지금 그걸 보고 아무 금연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죠.
그래서 외국에서 2000년에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사진을 도입했어요.
그래서 담배를 피게 되면 폐암, 후두암, 이런 온갖 질병을 사진으로 넣기 시작했더니 이게 너무 효과적인 거죠.
그래서 캐나다에서 2000년에 도입을 했는데 그 당시에 성인 흡연율이 24%였는데 2006년이 되니까 18%로 떨어졌다는 거고요.
놀랍게도 청소년들은 3분의 1로 흡연율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3년 만에. 그리고 브라질도 담뱃갑에 아주 굉장히 끔찍한 사진들을 다 넣었거든요.
그런데 브라질도 3년 만에 31%에서 22%로 거의 10%가 떨어졌다는 거에요.
그래서 이 방법은, 이 경고 그림은 정말 효과적이다, 라는 게 널리 알려져 있죠.
그리고 전 세계에서 70개국 이상이 지금 이것을 다 도입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에서 만든 FCTC라고 해서 담배규제기본협약이라는 게 있는데 우리도 2005년에 비준을 했어요.
비준을 하게 되면 그것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2008년까지 경고 그림을 넣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이행도 못하고 있는 상태에요.
그래서 국회의원분들이 우리나라가 국제 조약에 가입을 하고 나서 지금 아직도 이행도 못하고 있는데 왜 심의를 안 하셨는지,
꼭 이번 며칠 동안의 심의가 아니고 지금 19대 국회도 시작한지 거의 2년이 되는데
19대 국회에서도 놀랍게도 담배 경고 그림에 대해서 이미 발의가 되어 있어요.
국회의원분들이 발의를 해 놓으셨는데 심의 한 번도 안 했습니다, 지금까지.
앵커:
국회의원들을 다 직무유기죄로 고발을 해야겠네요.
서홍관:
그러니까요. 국제조약에 가입하고도 하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걸 해야 될 의무가 있는데 안 하고 있는데 2년 간 왜 시간을 끌고 계신지,
그리고 지금 와서야 그거 예산 부수법안 아니니까 우리는 못 했다, 일부러 뺐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그래서 오늘 사실은 제가 보건복지위원 국회의원분들한테 다 메일을 보냈습니다.
제발 올해 연내까지라도 이걸 심의해서 통과시켜 주십시오,
라고 제가 메일을 보냈는데 한 분도 지금 답을 안 하시는데, 아마 뭔가 읽어보셨으면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사실 국민 여러분들이 정말 담배 경고 그림을,
정말 이런 좋은 정책을 그 분들이 왜 안 하실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메일만 보내지 마시고요. 쳐들어가세요. 저랑 같이 가실까요?
서홍관:
같이 가시죠.
앵커: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서홍관:
예,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서홍관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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