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게 더 얇게!” 두께 경쟁은 스마트 폰의 디스플레이나 충전 배터리 같은 첨단 IT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성 생활의 만족도와 안정성을 좌우하는 콘돔에도 초박형을 지향하는 두께 경쟁이 치열합니다.
콘돔의 형태가 처음 만들어진 5천년 전 이집트 왕조에서는 돼지나 염소의 방광이나 맹장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것이 고무로 대체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됩니다.
17세기 영국의 국왕이던 찰스 2세는 유명한 호색한이었다고 하는데 매독과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주치의인 콘돔(Condom)박사에게 어린 양의 맹장으로 만든 피임기구를 특별 주문 제작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 주치의의 이름을 따 그 후로 콘돔이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 후로 위생적이며 착용감까지 훌륭한 콘돔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기술 개발이 이뤄져
그 후로 위생적이며 착용감까지 훌륭한 콘돔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기술 개발이 이뤄져
요즘 시중에 팔리는 웬만한 콘돔은 대개 0.05밀리미터 이하의 제품들입니다.
동양 사람들의 머리카락 두께가 대개 0.05밀리미터라고 하니 이미 콘돔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게 가능했던 건 라텍스라는 신 소재 덕분이었습니다.
그게 가능했던 건 라텍스라는 신 소재 덕분이었습니다.
그 후로 폴리우레탄이 나와 견고함과 열전도, 투명성을 높여 마치 착용하지 않은 것 같은 효과까지도 낼 수 있게 됐습니다.
축소지향의 기술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오카모토(Okamoto)’라는 회사가
0.03밀리미터 짜리 초박형 콘돔을 개발했다며 발 빠르게 '003시리즈'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이름만 003이었지 실제 두께는 0.038밀리미터였습니다.
1992년 설립 이래 20년 넘게 절치부심 '콘돔' 한 우물만 파 온 중국의 한 로컬 기업이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1992년 설립 이래 20년 넘게 절치부심 '콘돔' 한 우물만 파 온 중국의 한 로컬 기업이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광저우에 잇는 ‘댐핑’이라는 중국 업체가 지난해 12월 ‘아오니’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의 두께는 0.036밀리미터로
이 제품의 두께는 0.036밀리미터로
오카모토의 0.038밀리미터짜리 제품보다 0.002밀리미터가 더 얇은 것으로 판명되면서 그 즉시 기네스북을 새로 썼습니다.
‘아오니’는 "전능하다" 뜻의 라틴어 'Omni'에서 따 온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최고 감도의 콘돔임을 과시하는 겁니다.
초박형 제품 분야와 성인용품 분야에서는 웬만해서는 선두를 내주지 않았던 일본인지라
초박형 제품 분야와 성인용품 분야에서는 웬만해서는 선두를 내주지 않았던 일본인지라
한참 뒤떨어졌다고 여겼던 중국의 도발은 충격 그 자체였을 겁니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오카모토는 기네스북 기록 변경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콘돔을 만든다"는 선전 문구를 사용해왔습니다.
이를 불편하게 지켜보던 중국 '댐핑'이 마침내 오카모토 사를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시장 교란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콘돔이란 제품의 경쟁력이 물론 두께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콘돔이란 제품의 경쟁력이 물론 두께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윤활제나 각종 성 기능 강화 기능들까지 잘 결합돼야 비로소 최고의 제품이 된다고 합니다.
일본 제품이 여전히 이런 방면에서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두께만 얇다고 시장을 한 순간에 장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편한 중일 관계 속에서 벌어진 양국 기업의 자존심 대결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13억 인구의 중국에서는 현재 연간 30억 개 정도의 콘돔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편한 중일 관계 속에서 벌어진 양국 기업의 자존심 대결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13억 인구의 중국에서는 현재 연간 30억 개 정도의 콘돔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콘돔 사용률은 아직 5%가 안됩니다.
25%인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한참 뒤져 있습니다.
여전히 피임에 대한 인식이 전 근대적인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매년 1천3백 만 명 정도가 낙태를 하고 있습니다.
낙태 천국이라는 오명 속에 정부가 나서 대대적으로 피임 권장 정책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콘돔을 대량 조달해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경제 발전에 따라 급속한 성 개방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피임 도구에 대한 수요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 발전에 따라 급속한 성 개방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피임 도구에 대한 수요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중국 콘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이 거대한 중국 콘돔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것은 일본을 비롯한 외국산 수입품들입니다.
이 구도를 깨기 위한 중국 토종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그마한 기술적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 때문입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에이즈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는 빌 게이츠는 얇게 만들어 착용감을 극대화한 콘돔 개발을 통해
에이즈 확산을 방지하는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신 기술을 내놓는 기업에 빌 게이츠가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할 가능성이 큽니다.
획기적인 신 기술을 내놓는 기업에 빌 게이츠가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 기업이 아마도 향후 세계 콘돔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겁니다.
얼마 전 에이즈 유발 균을 죽이는 Anti-HIV 콘돔을 호주에서 개발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44만 명이나 되는 에이즈 환자가 있는 중국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에이즈 짝퉁 비아그라를 앞세워 전 세계 발기 부전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이
이제 전 세계 콘돔 시장마저 움켜쥐려 하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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