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서비스!?’
지난 22일 유튜브에 올라온 55초짜리 동영상의 제목이다.
동영상은 멀쩡한 남자 3명이 ‘과자 배’에 올라타 천안터미널 인근 분수대의 얕은 물을 헤엄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여기서의 ‘과자 배’는 국산 과자봉지 60개를 테이프로 꼼꼼히 붙이고 둘러서 만든 것이다.
이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은
오는 28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한강공원에서 있을 거사(?)를 앞두고 벌인 안전 테스트이자 일종의 예고편이다.
이들이 펼칠 퍼포먼스는 과자봉지를 타고 서울 한강을 횡단하는 것.
최근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따라오더라’라는 개탄이 유행할 만큼 과대포장이 심각한 국산 과자 업체들의 행태를 꼬집기 위해,
질소로 가득차 있는 덕에 막강한 부력을 자랑하는 국산 과자봉지 위에 올라타 한강을 한번 건너보겠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장성택(25ㆍ경희대 경영 4학년), 유성호(26ㆍ공주대 전기 4학년), 박현수(26ㆍ단국대 대학원 건축) 씨.
장 씨는 “예정대로 퍼포먼스를 벌인다”며 “과자도 준비됐고 안전에 대한 준비도 끝마쳤다.
이제 출발만 하면 된다”고 했다.
이들은 일단 잠실 한강공원에 모여 양면 테이프와 공업용 테이프를 이용해
180개의 과자봉지를 이어붙여 2인용 과자배를 현장에서 만들 예정이다.
장성택 씨와 유성호 씨 2명이 과자 배에 올라타 노를 저어 한강을 건너고,
박현수 씨는 유 씨의 군대 후배인 수상인명구조요원 1명과 함께 고무보트로 이들을 호위하며 횡단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들은 국산 과자 업체를 무조건 나쁘게 매도하려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 씨는 퍼포먼스의 취지에 대해 “요즘 ‘질소과자’라고 해서 비판이 많은데 이를 해학적으로 표현하려는 것”이라며
“시위나 불매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들도 이 퍼포먼스를 보고 웃으면서 소비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전은 철저히 대비해 둔 상태다. 과자배에 올라탄 2명은 당연히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이들을 고무보트로 호위하는 데다,
관할 119 뚝섬수난구조대가 현장에서 이들의 안전을 점검할 예정이다.
나정호 소방장은 “원칙적으로 한강 횡단 행사를 다 호위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날 안전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난구조대가 횡단하는 대학생들을 호위할 계획”이라고 했다.
장 씨 등은 애초 뚝섬 한강공원에서 청담대교를 따라 한강을 건널 예정이었지만
수난구조대가 해당 지역은 배가 다녀 위험하다고 만류해 잠실로 장소를 바꿨다.
배가 거의 다니지 않는 잠실 한강 공원에서는 올해에만 수차례 한강 횡단 행사가 열렸다.
과자 배 퍼포먼스는 한강 사업본부에 정식 신고를 거쳐 진행된다.
100명 이하의 인원에 적절한 안전조치가 취해진다면 간단한 신고로 한강 횡단 행사가 가능하다고 본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180개의 과자는 인터넷 대량구매로 18만원을 들여 구입해 둔 상태.
180개의 과자봉지 배는 100여개의 포카칩을 비롯, 스윙칩 꼬깔콘 등으로 구성된다.
과자 배는 사각형 튜브처럼,
가로로 과자를 세워 테이프를 이용해 하나하나 붙이고 나중에 전체에 랩을 씌워 물이 차오르는 것을 막는다.
유 씨는 “퍼포먼스 이후 과자는 고아원에 기증하거나 현장 인원이 처리하는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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