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거부합니다" 서울대에 '전도 퇴치카드' 등장
'무신론 동아리' 프리싱커스 "지나친 캠퍼스 전도활동은 타인에 피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캠퍼스를 거닐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에 많은 학생이 불편해합니다."
대학가에서 기독교 등 일부 종교 신자들의 전도 활동이 지나치다고 생각한 대학생들이 '무신론 동아리'를 결성하고 전도 거부에 나섰다.
서울대 무신론 동아리 프리싱커스(Free Thinkers)는
'길거리 전도사'에게 거부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전도 퇴치 카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 카이스트에서 처음 시작한 프리싱커스는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 성균관대, 포스텍 등에서도 결성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대 프리싱커스 회장 양호민(23·원자핵공학과)씨는 8일
"학내에 기독교 동아리만 20여개에 달하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 막무가내식으로 전도하는 이들에게
평소 반감이 상당히 컸다"고 모임 결성 취지를 설명했다.
전도 퇴치 카드는 캠퍼스에서 전도를 목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게 내밀어 보일 수 있도록 A4용지와 명함 크기의 두 종류로 만들어졌다.
"전도 거부합니다" 서울대에 '전도 퇴치카드' 등장
카드에는 종교와 생각의 자유를 존중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카드는 평소 캠퍼스 전도에 불쾌함을 느꼈다는 많은 학생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학내에 붙인 홍보 대자보가 훼손되고,
'악마의 조종을 받지 말라'며 항의하는 종교인의 전화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양씨는 전했다.
프리싱커스는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불쾌하게 하는 전도 활동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학내에서 '비종교인 권리장전'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프리싱커스는 이밖에 무신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학술행사 등 다양한 활동도 벌이고 있다.
양씨는 "무신론을 반(反)종교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무신론은 종교를 반대하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존중할 뿐"이라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개인의 종교와 믿음은 문제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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