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2.04.20 00:00 / 수정 2012.04.20 06:09
아웃도어 매장, 등산로 입구 점령
홍보 효과 노려 유명업체들 경쟁
월세 800만원 → 2000만원 ‘껑충
서울 원지동 청계산 등산로 인근에 몽벨·밀레 등 아웃도어 매장들이 자리 잡고 있다.
등산객들이 하산길에 목을 축이던 막걸리집들을 밀어내고
대기업 아웃도어 업체들이 상권 경쟁을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하산길 노곤함을 막걸리 한잔에 풀곤 했는데 이젠 어렵게 됐어.
아웃도어 매장으로 바뀌어 버렸으니….”
19일 오전 서울 청계산에서 만난 이상근(80)씨는 혀를 찼다.
19일 오전 서울 청계산에서 만난 이상근(80)씨는 혀를 찼다.
청계산 초입 150여m 거리에 있던 막걸리집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자리엔 대신 등산복과 등산 용품을 파는 아웃도어 매장이 들어섰다.
청계산은 매년 30만여 명의 등산객이 몰리는 서울 강남을 대표하는 산이다.
청계산을 찾은 지 10년이 넘었다는 이씨는
“2~3년 새 막걸리집은 밀려나고 등산복 매장만 길가에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청계산 등산로 입구에서 가까운 쪽일수록 목 좋은 곳으로 꼽힌다.
그런데 ‘명당’은 거의 아웃도어 매장의 차지였다.
머렐·네파·아이더 등 아웃도어 매장 10곳이 줄지어 서 있었다.
청계산 초입에 아웃도어 매장이 생기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부터인데 최근 3년 새 5곳이나 들어섰다.
2009년 3월 LG패션의 ‘라푸마’, 지난해 9월 화승상사의 ‘머렐’이 개장했다.
K2의 ‘아이더’는 개장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아웃도어 업체 ‘몽벨’ 관계자는 “이곳은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웃도어 업체 ‘몽벨’ 관계자는 “이곳은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든 아웃도어 업체가 사활을 건다”며 “이런 현상은 3년 전부터 심해졌다”고 말했다.
도봉산·북한산·검단산 등 다른 주요 산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도봉산·북한산·검단산 등 다른 주요 산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등산로 입구부터 양쪽으로 아웃도어 매장이 점령했다.
서울 도봉동 도봉산 초입에는 200m 남짓한 거리에 18곳의 아웃도어 매장이 있고,
더 아래쪽 매장을 더하면 30곳에 이른다.
서울 우이동 북한산 초입과 경기도 하남 창우동 검단산 초입에는 각각 16곳의 매장이 있었다.
대기업 아웃도어 업체들 간 ‘고래 싸움’에 식당들의 ‘새우 등’이 터지게 됐다.
막걸리집들은 대부분 등산로 입구에서 한참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폐점했다.
청계산 초입의 경우 포장마차식 간이 음식점을 포함해도 식당은 5곳이었다.
아웃도어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곳 매장의 월세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130㎡(약 40평) 2층 건물에 약 800만원이던 월세는
현재 2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영세 식당들은 하릴없이 밀려났다.
한 식당 업주는 “월세 800만원에 장사했는데
계약이 만료되자 건물주가 2000만원을 요구해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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