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길라잡이

면봉이 왜 필요할까…귀지는 외이도 보호 역할

tkaudeotk 2019. 1. 27. 08:06


[사진=Shaynepplstockphoto/shutterstock]


목욕을 하고 나면 귀지를 파기 위해 습관적으로 면봉을 찾는 사람이 있다.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귀지는 더럽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귀지는 외이도(귓바퀴와 고막에 이르는 통로)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부 세균들로부터 외이도를 방어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귀지는 일부러 면봉으로 파지 않아도 일상생활 중 저절로 밖으로 나온다. 

외이도의 상피가 고막을 중심으로 조금씩 밖으로 자라기 때문에 귀지가 밀려서 나올 수밖에 없다.

오히려 면봉으로 귀지를 파내다가 외이도나 고막에 상처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이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외이도에 상처가 생기면 고막과 이소골의 손상 여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일회용 면봉에 대해 실태조사(2018년 11월)한 결과, 

일회용 면봉 33개 중 6개 제품(18.2%)에서 일반세균(5개), 형광증백제(1개)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나무로 만든 면봉은 전 제품이 최소 1개에서 최대 9개까지 부러져 안전사고 위험이 높았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면봉 관련 위해사례는 ‘귀나 코에 들어가 빠지지 않음’이 428건(71.8%)이나 됐다. 

‘부러져 상해를 입음’이 153건(25.7%) 등 면봉이 부러져 발생한 안전사고가 대부분이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외이도는 외부 세균들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자체 방어기전을 가지고 있다. 

귀지는 귀지샘에서 분비되는 황갈색의 액체에 상피세포들이 합쳐져 생긴 것인데, 

지방성분이 많아 외이도에 물기가 스며드는 것을 막아준다.

귀지는 산성 성분이 있어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라이소자임과 같은 항균성 물질도 있어 외부 세균으로부터 외이도를 보호한다.

외이도의 방어기전에 문제가 생기면 세균이 침투하고 외이도염을 앓을 수 있다. 

잦은 수영으로 물과 접촉하는 빈도가 잦거나 면봉 등으로 인한 외이도의 외상, 귀지의 이상, 

이어폰의 과다 이용, 피부 질환 등이 원인이 된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을 할 때 귀마개를 사용해 외이도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이나 목욕 후에 드라이어를 약한 바람으로 조절해 멀리서 말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이도를 후비거나 파는 등 외이도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삼가는 것이다.

귀지의 모양과 성질은 사람마다 다르다. 유전적, 인종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이다. 

흑인과 백인은 귀지가 습하고 끈적거리며 갈색인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건조한 회색 형태이다. 

얼굴색이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불편한 점이 없다면 귀지의 모양이나 성질에 큰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귀지의 양도 개인에 따라 다르다. 

간혹 양이 많거나 자정작용이 떨어진 노인의 경우 귀지가 외이도를 막아 청력감소나 이물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