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길라잡이

장수의 역설

tkaudeotk 2015. 12. 3. 13:01


"토마스 파는 1483년에 태어났다. 에드워드 4세, 에드워드 5세, 리차드 3세, 헨리 7세, 

헨리 8세, 에드워드 6세, 메리 1세, 엘리자베스 1세, 제임스 1세, 

찰스 1세의 세상에 살다가 1635년 11월 15일, 여기에 매장되다. 

향년 152세" 토마스 파(Thomas Parr)의 묘비(墓碑)에 적힌 글이다. 

그는 밀턴, 셰익스피어, 바이런 등과 함께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혀 있다. 

그는 훌륭한 귀족도, 더욱이 뛰어난 문호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농부였다. 

그런 그가 그곳에 묻힐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오래 살았기 때문이다.


노화의 생리 구조

우리 몸의 체세포는 유전자(DNA)와 단백질, 지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체세포가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해 물질에 의해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는데, 이때마다 염색체 끝에 붙어 있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생명의 시계'가 세포분열을 통해 손상 부분을 회복시킨다. 
문제는 텔로미어가 분열할 때마다 그 길이가 짧아지는데 
50회 정도 분열하면 더는 세포분열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이때부터 노화가 진행된다.

그럼, 체세포를 손상시키는 유해 물질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것이 활성산소(活性酸素)이다. 
우리 몸의 고마운 산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활성산소로 바뀌는데 
대표적인 것이 슈퍼옥사이드라디칼, 과산화수소, 수산화라디칼, 오존 등이다.
 
다음은 활성산소를 만드는 습관들이다. 

첫째, 좋지 않은 식습관이다. 
과식, 폭식, 야식 등을 들 수 있는데 그중 과식을 살펴보면, 
과식 후 세포는 잉여 영양소를 태우기 위해 많은 산소를 사용하고 비례적으로 활성산소도 많이 생긴다. 
또 육식, 술,담배, 커피 등이 활성산소를 양산한다. 

둘째, 과도한 운동이다.
내 몸에 맞는 적당한 운동은 산화효소를 증가시켜 노화를 지연시키지만 
무리한 운동은 산소를 지나치게 흡입하게 되어 잉여 산소가 곧 유해산소가 된다. 

셋째, 분노, 두려움, 걱정, 스트레스 등 심적 고통 역시 활성산소를 많이 만드는 요인이다.

문제 속에 해답이 있다

현인 솔로몬은 잠언에서 "탐욕을 미워하는 자는 장수"한다고 말했다(잠언 28장 16절). 
정도가 지나치면 나쁘다는 뜻이다. 지나친 탐식, 도를 넘는 운동, 
과도한 욕심은 생명을 단축시키는 활성산소를 불러들이는 초청장이다. 
과식은 단명하게 하고, 많은 걱정, 근심, 스트레스 등도 지나친 욕구 때문에 생긴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진리이다. 
그러므로 지나친 욕구를 조절하는 것이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이다.
 
최근 연구에서 비타민 C를 적게 만드는 식물이 보통 식물에 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밝혀졌다. 
그런데 인체는 항산화 물질을 잘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천연 항산화 물질을 잘 만들어 내는 식물을 먹어야 한다. 
솔로몬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거나 생성을 예방하는 천연 항산화 물질(抗酸化物質)을 섭취하는 지식을 이미 언급하였다.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리라"(잠언 15장 17절).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자. 
1635년 9월 토마스 파는 찰스 1세의 초청으로 궁전에 초청된 후 두 달 만에 죽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찰스 1세가 당대 최고 명의 윌리엄 하베(William Harvey)에게 사인(死因)을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평소 소식과 채식주의자였던 토마스 파가 만찬에 불려 다니며 잘 먹은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배우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이다.
 문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