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전철역 이름 ‘봉은사역’이면 종교편향일까?

tkaudeotk 2015. 2. 5. 15:20
교회언론회, 'KTX울산역(통도사)'에 이어 다시 문제 제기


신라시대에 창건된 우리나라 선종(禪宗)불교의 대표적인 사찰인 ‘봉은사’를 전철역 이름으로 명명하면 종교편향일까?      

3월 28일 전면 개통을 앞둔 전철 9호선 929정거장이 ‘봉은사역’으로 명명된 데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가 ‘종교편향’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다시 종교편향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0년 'KTX울산역(통도사)'에 대한 논란의 재연이다. 

당시 교회언론회 등 개신교계의 반발로 'KTX울산역'으로 바꾸되 아랫부분에 '(통도사)'를 표기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울산시는 KTX울산역사의 명칭을 경남 양산지역 이용객까지 감안해 KTX울산역(통도사)로 정하려고 했었다. 

교회언론회는 “서울역을 영락교회 역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울산역을 통도사역이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주장했었다.      

교회언론회는 3일 “전철역명을 ‘봉은사’로 하는 것은 ‘종교편향’ 아닌가?”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당초에 ‘코엑스역’과 ‘봉은사역’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굳이 서울시가 ‘봉은사역’으로 결정했는데, 

불교와 봉은사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우리 국민 가운데 불교인이 아니라면 봉은사보다는 코엑스가 훨씬 귀에 익은 명칭이며, 

더군다나 김포공항까지 연결하여 외국인이 들어올 경우 봉은사라는 특정 종교의 명칭보다는 

국제적 이미지를 가진 ‘코엑스’역이 보다 객관적이고 누구나 기억하기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국제화 노력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언론회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불교국가도 아닌데 사찰 이름을 따서 전철역명으로 정하는 것은

 ‘종교편향’에 불을 지피려는 의도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불교계는 지난 2008년부터 틈만 나면 타 종교에 대해서는 ‘종교편향’을 들먹여 왔다.

 그런 불교가 불교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 지지하는 것을 보면, 종교편향의 잣대가 굽어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언론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공직자종교편향신고센터에서도 이를 지적하고, 즉시 시정조치하여야 한다”며 

“서울시는 전철이 개통하기 전까지, 이렇듯 종교편향을 드러낸 전철역명을 속히 바꾸어야 한다. 

현재 수도권에는 수백 개의 전철역이 있지만, 그 중에 특정 종교 이름으로 된 곳은 1호선 ‘망월사역’ 밖에 없다.

 기타 타 종교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회는 “대중들이 이용하는 9호선 전철역 이름을 사찰명으로 계속 고집한다면, 

‘종교편향’의 분란으로 종교 간 갈등을 일으키겠다는 의도성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불교인에 대한 무시 행위이며 횡포”라며 “어차피 ‘종교편향’의 문제는 불교계가 시작한 문제이니, 

불교계가 솔선수범하여 이런 논란과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봉은사는 신라시대의 고승 연회국사(緣會國師)가 794년(원성왕 10)에 견성사란 이름으로 창건하였다.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법왕루(法王樓) ·북극보전(北極寶殿) ·선불당(禪佛堂) ·천왕문(天王門) ·일주문(一柱門) 등의 당우(堂宇)가 있다. 
철종 때 승려 영기(永奇)와 남호(南湖)가 조각한 《화엄경(華嚴經)》(81권) 《금강경(金剛經)》 《유마경(維摩經)》 등 
불경판(佛經板) 13종, 3,479장이 보존되어 있다. 이들 경판이 보관된 전각이 판전(板殿)인데 
판전의 현판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사망하기 3일전에 쓴 것이라고 전해진다.


그리고 보물 제321호로 지정된 지정4년고려청동루은향로(至正四年高麗靑銅縷銀香爐)는 
동국대학 박물관에서 보존하고 있는데 이 향로는 사명대사가 사용하던 것이라고 전한다. 
홍무 25년 장흥사명동종(長興寺銘銅鐘)은 유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종은 1392년에 주조된 종으로 원래 장흥사에 있던 것을 봉은사로 옮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