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6대 이은 신앙 명문가의 비결은… ‘아무리 없어도 잘 먹어라’ 말씀으로 살라는 가훈 덕

tkaudeotk 2014. 11. 17. 09:52


 

가정평화상 받은 정재봉 구세군 정교 가족 

신앙의 명문가’란 어떤 가정을 일컬을까. 

흔히 미국의 ‘록펠러’ 가문을 예로 드는데 혹시 그들이 엄청난 거부라는 점 때문에 명문가로 지칭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가정은 어떨까. 신앙의 첫 씨앗이 뿌려진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난을 벗 삼은 농부지만, 

자자손손 신앙을 이어가며 웃는 얼굴이 똑같이 닮아 있는 구세군 음암교회 정재봉(76) 정교 가정.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가 19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56회 가정주간 기념예배’에서

 ‘제10회 가정평화상’을 수상한 이 가정은 ‘신앙 명문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1950년 충남 서산 구세군 음암 영문에서 임명을 받은 정상준(1882∼1964·당시 68세) 하사관, 

그 신앙을 이어받은 며느리 김갑년(96) 부교, 그 외아들 정 정교와 한동찬(78) 부교 내외, 

그 2남 2녀와 배우자, 9명의 손주까지. 

“5대에 걸쳐 신앙을 지켜 온 비결”을 묻자 정 정교는 서둘러 질문을 수정해 준다. 

“딱 오늘부터 6대째가 돼유. 둘째 딸네 외손녀가 오전에 양수가 터져서 여기 못 왔구먼요. 

곧 태어난다는디 딸이래유.” 

안 그래도 웃는 인상인 정 정교 내외의 얼굴은 외증손녀 이야기에 더 피었다. 

모내기철이라 이 상을 받으러 와야 하나 고민도 했다는 정 정교는 

“신앙 6대째를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나 보다 싶어서 오게 됐다”면서 웃었다. 

 

큰 아들 정동옥(57) 정교와 며느리 이병숙(52) 부교는 시부모와 함께 구세군 음암교회에 출석하며 찬양대 봉사를 한다. 

큰딸 현옥(55)씨는 목회자 가정을 이루었다. 

사위 이종현(58) 목사가 장로교단(예장 중앙)인 인천 작전동 예닮교회에서 시무하는 것. 

둘째 아들 진옥(48)씨 내외는 이 교회 장로와 집사다. 

막내 딸 순옥(41)씨도 시아버지가 구세군 정교인 집으로 시집갔다. 

손주들도 하나같이 신앙이 독실하다. 

“자식 중에 엇나가거나 속 썩인 이가 없었다”는 정 정교는 그 덕을 할아버지의 “아무리 없어도 잘 먹어라”는 가르침으로 돌린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신 8:3, 마 4:4)는 성경 말씀처럼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잘 먹으라는 뜻이라고. 

또한 스물넷에 남편을 잃고 홀몸으로 정 정교를 키운 김 부교도 늘 “하나님 영광 위해 사는 게 승리하는 삶이다”고 강조했다. 

이를 따라 정 정교 내외 역시 자녀를 위해 기도할 때 한 번도 물질이나 출세를 청한 적이 없었다. 

사위 이 목사는 “할머님과 장인 장모님 세 분이 1년 365일 새벽기도를 나가신다”고 자랑했다. 

둘째 며느리 김현석(43)씨는 ‘효’를 최고의 강점으로 꼽았다. 

“시어머니께선 네 발 스쿠터에 할머님 태우고 논둑길을 달려가실 때가 제일 행복하시대요.” 

가족들이 정 정교가 평소 신앙을 담은 시를 짓곤 한다고 귀띔했다. 

정 정교는 쑥스러워하며 교회를 위해 지었다는 ‘성전건축가’를 소개했다.

“아름다운 이 동산에 그림 같은 성전 짓고 

자손만대 살아가며 주의 축복 받으리라”(찬송가 355장 곡조)로 시작되는 가사는 그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2011.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