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가 1일부터 한국에 서비스되는 유튜브에 동영상 클립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이를 대신 서비스한다.
모바일 동영상 소비의 큰 축인 방송콘텐츠가 옮겨감에 따라 미디어 시장 판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28일 스마트미디어랩(SMR·대표 이은우·박종진)과 계약을 맺고
11월 초부터 MBS와 SBS의 동영상을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지난 10월 계약을 맺고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은 것이다.
박종진 SMR 대표는 “며칠 전 한국 내 유튜브에 SBS와 MBC가 동영상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자막을 각각 올렸다”며
“양사의 동영상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SBS와 MBC 양사가 설립해 양사의 스마트기기 광고를 책임지는 SMR는 이번 계약으로 자동 연동 콘텐츠 및 광고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6월부터는 그간 수동으로 이뤄졌던 플랫폼간 연결이 자동으로 전환된다.
이번 계약 체결로 가장 수혜를 보는 곳은 다름 아닌 지상파 방송사다.
방송사는 그간 플랫폼 사업자와 5.5 대 4.5 비율로 수익을 나눴으나 이번에 9대 1 비율로 큰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SBS와 MBC 양사가 유튜브 방송 서비스로 광고 등을 포함해 거둬들인 수익은 지난해 400억~50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SBS의 방송 콘텐츠 저작권을 관리하는 SBS콘텐츠허브의 미디어 사업 분야 매출 850억원 가운데 3분의 1이 유튜브 광고 매출로 안다”며
“이를 양사에 적용할 경우 그 규모는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포털의 동영상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방송사들은 수십억~수백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당장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분배 비율도 낮고 광고 영업권도 양사가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입자의 클릭 수 증가로 배너 광고 수익 증대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난처한 상황에 몰린 곳은 구글의 유튜브다.
유튜브는 폭넓은 콘텐츠 보유로 국내 동영상 광고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튜브 역시 국내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구조상 지상파의 방송 콘텐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 콘텐츠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지위 하락이 우려된다.
구글과 함께 OTT와 IPTV 서비스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방송사들이 콘텐츠와 광고를 유리한 분배비율로 직접 포털에 공급하면 다시보기(VoD) 서비스 업체와 계약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OTT업체 관계자는 “OTT와 IPTV사업자도 광고시장에 의존하는데
모바일 동영상 영역까지 포털과 방송사가 진입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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