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진주를 지키는 두꺼운 조개 껍데기처럼 당신을 보호하겠어.”
멜로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밀어를 속삭인 이는 누구일까?
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라면 믿길까.
첫 번째 부인 나지와 가넴을 향한 애틋한 연정이 흠씬 묻어난다.
독재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들.
그들은 독재자의 정치적 동지이자 황폐해진 영혼의 안식처 같은 존재였다.
독재자의 몰락 이후에도 배신을 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1945년 4월 빨치산에게 체포된 베니토 무솔리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총살형이 선고되자
29살이나 어린 정부 클라라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죽겠다고 애원했다.
총알이 발사되었을 때 그는 몸을 던져 무솔리니를 감싸안았다.
그가 죽고 난 뒤 무솔리니는 9발의 총을 맞고 숨졌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애인이었던 마리타 로렌츠가
“카스트로를 암살하면 200만달러를 주겠다”는 것.
그러나 그는 호텔 방 변기에 독약 캡슐을 버렸다.
바람둥이 카스트로였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란 혁명지도자 호메이니의 아내 카디제는 여왕 대접을 받으며 살았다.
호메이니는 일부다처제 풍습에도 엄격하게 일부일처제를 고수했다.
13세의 나이에 결혼한 아내를 위해 설거지와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했다고 한다.
여성들에게 광적인 사랑을 받은 독재자는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다.
‘나의 사랑 히틀러 총통님께’로 시작하는 연서가 2차 세계대전 전후 매년 1만통 이상 쌓였다.
비틀스보다 더 많은 팬레터를 받았다고 한다.
여성들이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 건 예전이라고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런 히틀러의 사랑을 독차지한 이가 33살 연하인 에바 브라운이다.
“나는 오직 당신 사랑으로만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그는 1945년 4월30일 독일 베를린의 지하벙커에서 히틀러와 권총으로 동반자살했다.
영국 방송 채널4가 브라운이 유대인일 수 있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9일 방송할 예정이다.
브라운 머리카락의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유대인 혈통에서만 모계로 전해지는 특정한 유전자배열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절멸과 아리안족 순혈주의를 주장하며 600만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가 아닌가.
그가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세계일보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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