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우울 및 불안 증상도 개선시키는 사회

tkaudeotk 2014. 3. 6. 12:22

한 개인의 정신 건강은 물론 한 사회가 잘유지되기  위해서 

소통이 중요함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우울감이나 불안감 혹은 분노에 시달리는 한 개인이 하고픈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 주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기분 상태가 많이 해소됐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검증이 되고 있다. 

물론 소통이 잘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이며, 

그만큼 정부나 국가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아진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가족 사이의 소통 역시 가족의 화목과 화합을  
부를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족 사이의 소통, 
특히 부부의 대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부부 3쌍 가운데 1쌍가량이 하루에 
30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으며, 
그 대화내용 역시 주로 자녀들의 교육과 건강 문제이지 부부 문제의 비중은그리 높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부부 사이의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부부 생활 역시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이번 조사를 살펴보면 이 조사는 일단 2013년 11월 중순 전국 기혼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남편과 부인이 하루에 평균 얼마나 대화를 하는지 묻자
‘10~30분’과 ‘10분 미만’이 각각 응답자의 29.8퍼센트, 8.6퍼센트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부부의 38.4퍼센트가 하루에 30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이다. 
‘30분~1시간’ 대화한다는 응답이 32.9퍼센트, 1시간 이상 얘기한다는 부부도 28.7퍼센트나 되기는 했다. 
대화 내용은 주로 자녀 교육 및 건강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전체의 40퍼센트가 이런 내용으로 대화한다고 답했다. 
부부 문제는 14.7퍼센트로 낮게 나타났고 친구나 직장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응답은 14.2퍼센트로 나타났다.

 부부가 이처럼 대화를 나누기 힘든 이유로는 과다한 노동이나 사회 활동이 가장 큰 문제였으나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 팀은 남편과 부인이 대화를 더 많이 나눠야 좋은 가족 관계가 만들어지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부부는 대화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사회적으로는 일찍 퇴근해 가정 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가정 친화적인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50대 이후 중장년층에게는 부부 사이에 대화를 나누는 기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젊은 부부는 텔레비전, 스마트폰 등에 과도한 시간을 써서는 곤란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소통의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반대된다고 인터넷 공간에서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이 전쟁이 실제 현실로도 이어지기도 한다. 
또 각종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격론과 종종폭력 사태까지 나타나고 있으나 
자신에게 반대하는 상대를 인정하면서 이뤄지는 대화와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가는 사례를 찾기란 힘들다.
이른바 ‘소통 부재의 시대’혹은 ‘불통 시대’인 것이다.

 대화와 소통은 그 어느 시대에나 강조되어 왔다. 
권력이나 부를 가진 사회적인 강자일수록 그렇지 못했지만 
사회 대부분을 구성하는 사회적인 약자의 목소리를 듣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로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대화와 소통은 우울, 불안 등도 고치지만 사회의 병도 고칠 수 있다.

 김양중
 

1999년 의대 졸업. 2002년까지 경북 영주시에서 3년 동안 공중보건의 로 근무,

2002년 5월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로 입사해 현재 8년째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건강 기사 제대로 읽는 법>과 공저로 <의사가 말하는 의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