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과 건강

담배와 이별하기

tkaudeotk 2014. 3. 4. 15:46



“소화가 잘된다니까.”


 수십 년 동안 어머니가 자신의 흡연에 대해 가족들에게 해 온 변명이다.

어머니의 말은 비흡연자인 나머지 식구들에게는 핑계처럼 들렸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많이 피우는 것도 아니잖니.”


 하지만 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고 많은 연구가 니코틴 중독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을 계속 밝혀내고 있기에 

어머니의 ‘변명’이 담배를 끊고 싶지 않다고 고집하며, 

끊을 자신이 없는 많은 흡연자들의 흔한 핑계임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편해진다고.”

 2011년까지 어머니는 

4,400만 명으로 추정되는 미국 내 흡연자 중 한 명이셨다. 

어머니는 몇 주 동안 가슴이 조이는 증상에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으셨는데 통증이 올때마다 자주 어머니께 가야 했다. 

하지만 호흡 곤란을 느끼면서도 어머니는 여전히 담배를 피우셨다. 

결국 뒤늦게 병원에 가는 것을 허락하긴 했지만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은 탓에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로 가야 했다. 

이런 증상이 몇 주 동안 있어 왔다고 하자 구급대원은 

어머니가 단순히 감기가 아니라 이미 심장에 무리가 왔다는 정보를 주었고,

이것은 어머니가 담배를 끊는 계기가 되었다.

 신체적 중독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흡연은 그 대가가 너무 큰 거래이다. 

흡연은 많은 질병 및 질환의 유발과 악화에 관련이 있는데 

폐기종에서 심장병, 불임, 기타 여러 종류의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과 연관이 있다. 

흡연의 어두운 진실이 이러할진대 사람들은 왜 고집을 부리는 것일까? 

“니코틴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에 담배를 계속 피우게 되는 거죠.”라고 

시티오브호프 병원에서 호흡 재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브라이언 티에프 박사는 말한다. 

니코틴 중독은 강력하고 오래가며 끊기 가 대단히 어렵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화학 성분이 우리 뇌의 

중추 신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니코틴은 쾌락의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회로를 활성화시키며 

특히, 도파민의 분비량을 증가시킨다. 

도파민의 양이 떨어지면 니코틴 사용자는 더 많은 양을 갈망하게 되므로 

중독의 고리는 계속 이어진다.



2011년 <뉴로사이언스>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첫 흡연 경험이 

뇌에 끼치는 영향이 코카인을 처음 사용한 것과 효과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니코틴은 즉각적으로 뇌에 전달되는데 

특히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데는 약 7초 정도가 걸린다. 

이것은 사용자에게 다른마약 중독과 유사한 황홀감을 주지만 

그 쾌감의 레벨은 두 시간 내에 소멸하고 말며, 

더 많은 양이 주어질 때까지 뇌는 금단 증상을 겪는다. 

불안, 흥분, 집중력 저하 등이 그것이다. 

“흡연자의 뇌에는 니코틴에 노출된 수십억 개의 수용체가 있는데 이것은 계속 늘어나며 

더 많은 니코틴을 갈망합니다.”라고 임상 간호사이며, 시티오브호프 병원에서 

니코틴 의존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레이첼 던햄은 설명한다. 

“만일 니코틴이 공급되지 않으면 수용체들은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시키지 않습니다.” 

그녀는 다른 마약들 역시 도파민의 작용과 관련해서 

그 중독적 특성을 갖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그런 약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도파민을 분비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하면 체내의 도파민이 활성화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더 빨리 쾌감을 얻기 원하고 이에 대해 던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담배 한 개피로 도파민이 분비되게 할 수 있다면 누가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하겠어요?”



심리적 중독


니코틴 중독은 단순히 신체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티에프 박사는 말한다. 
“저희는 니코틴 중독을 뇌 질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흡연자의 뇌는 갈망하는 니코틴을 얻기 위해 습관적인 중독의 연결 고리를 생성해 내는데 
여기서 습관이란 무의식적으로 행하게 되는 것들을 의미한다. 
흡연자들에게 있는 일반적인 습관의 고리들은 이를테면, 식사 후에 항상 담배 피우기 
또는 모닝 커피를 마실 때나 술을 마실 때 꼭 담배도 같이 피우는 식이다. 
이러한 연결 고리들이 담배를 끊기 더욱 어렵게 만든다. 
흡연은 하나의 일상적인 의식이다. 
저녁 식사 후 담배를 피우기 위해 일어서고, 담배 피울 시간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이런 습관은 행사장 같은 곳에서 어디에 앉을지 결정하는 일에도 영향을 미친다. 
흡연자들은 보통 통로 가까운 쪽을 선호한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빨리 나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들에게 흡연 습관을 버린다는 것은 그들의 삶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담배를 피우는 친구들과 인연을 끊는 것을 의미하기에 
그처럼 담배의 유혹을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어쩌면 이제 다른 방식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만 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담배를 피우면서 긴장을 풀곤 했지만 
이제는 의자에 앉아 그렇게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뿐 아니라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들게 만드는 다른 습관들도 없애야 할 수 있다. 
만일 예전에는 모닝 커피와 함께 담배를 피웠다면 
이제는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도 끊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흥분과 불안, 불면증과 식욕 증가 같은 금단 증상들에 시달려야 할 수도 있다.
 
금연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금단 증상이 1년도 갈 수 있으며 
(대개 수주일이면 지나가지만) 흡연에 대한 욕구도 몇 년간 지속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게다가 재발의 경우도 흔하다. 
두 번 다시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될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계속 노력하라고 말하면서 
티에프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더 많이 시도하는 사람이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도 더 많아집니다.”

 애도의 과정

 이제 흡연이 단순히 신체적 중독의 문제가 아님이 분명해졌다. 
담배 연기를 빨아들일 때 그것은 감정의 역할을 하는 것이며 
담배를 끊으려고 할 때도 감정으로써 작용한다. 
게리 스트렁크가 금연과정을 이끌면서 알게 된 것처럼 감정 변화를 다루는 일은 
담배를 끊는 데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사람들이 아무리 진심으로 금연을 원한다 해도 깊은 상실감을 느끼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은 ‘애도’이다. 
“저는 2년 전에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우리는 매우 친밀했기에 어머니가 그리웠으며 지금도 여전히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어머니보다 더욱 그리웠던 것은 사실 담배입니다.”라고 
스트렁크에게 한 여인이 털어놓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어머니의 죽음을 견디는 일보다 담배를 포기하는 일이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처럼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 역시 슬픔의 단계를 거친다. 
특정 단계를 건너뛸 수도 있고 한 단계에 오래 머무를 수도 있다. 
스트렁크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앞으로 다가올 단계를 알고 있을 때 과정을 더 잘극복해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공황 상태나 슬픔의 상태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며 극복해 가는 과정의 일부분일 뿐이다.) 
그들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스트렁크는 강조한다. 
“저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중독이란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면서 
심리적 중독에 대한 이야기로 꼬박 하루를 할애합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잘 이해하게 되죠.” 
비록 어떤 사람들은 슬픔의 단계에 오래 머물러 있지만 희망을 가질 만한 좋은 소식이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흡연해 왔든지 또 병원에서 어떤 진단을 받았든지 간에 
그들이 흡연의 습관을 끊는 순간부터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던햄은 담배를 끊자마자 수시간 내로 심박 수와 혈압이 좋아지는 점을 가리키며 금연이 가져오는 긍적적인 변화에 대해 말한다. 
“왜 담배를 끊어야 하냐고요?”그녀는 말한다.
“당신의 삶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죠.

 
 엘리자베스 데프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