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과 건강

담배회사는 무슨 짓을 하여 왔는가

tkaudeotk 2011. 5. 24. 15:10

담배회사는 무슨 짓을 하여 왔는가

배 금 자 (변호사)

 

1994년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미국 담배회사의 내부문건은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정부내부의 우려를 담고 있던 Pentagon 문서와 같이 지난 30년간 담배회사들이 대중들에게 취해왔던 표면적인 태도는 속임수였다는 것이 드러났다.담배회사의 내부문건들을 보면, 담배가 암을 유발시키고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며 니코틴은 중독성 약물로 흡연자들이 흡연을 하는 주된 원인이 니코틴의 약리적 작용 때문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회사들은 자신들의 사업을 지키기 위하여 과학적, 법적, 정치적 방법을 총동원하여 대중과 정부를 상대로 담배의 해악성과 중독성에 대해 숨겨왔다.

 

흡연이 폐암과 다른 질병을 일으킨다는 본격적인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1950년대 초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나온 영국과 미국의 두 정부차원의 보고서는 담배회사들에게 큰 타격이 되었다. 1962년 영국의 the Royal College of Physicians 보고서와 1964년 미국 보건위생국장이 발표한 The Surgeon General 보고서에서 '흡연은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결정적인 결과를 내놓게 되자 흡연가들에게 암공포가 확산되고 담배회사들은 위기에 직면하였다. 이때부터 담배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제기할 소송과 정부 규제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으며, 생존전략을 모색하며 적극적으로 합동 방어전략을 구축하였다.

 

첫째로, 담배회사들은 정부보고서를 무력화 시키고 흡연과 질병과의 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대중들을 현혹시킬 목적으로 합동으로 담배연구소(TIRC, CTR)를 설립하였다. 담배회사들이 이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대중에게는 흡연과 건강에 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담배회사는 이 연구소를 통하여 흡연이 폐암이나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고, 흡연의 해악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계속하였다.

 

"흡연과 질병 사이의 관계는 아직 증명된 것이 아니며, 질병에 있어서 흡연의 역할을 구명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폐암의 근본적인 원인이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담배연구소는 폐암과 관련된 요소로 바이러스, 과거 폐 병력, 공해, 유전 등과 이외의 범위로 확대하면서 흡연이 폐암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인식을 흡연가들이 가지게 하여 계속 흡연하도록 의도적으로 몰아가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둘째로, 담배회사들은 저타르와 필터담배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이들 새로운 담배들은 과거의 담배들보다 건강에 유익하다고 하면서 건강 지향적인 이미지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면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데 몰두하였다. 그러나 담배회사들의 내부문서를 보면, 새로 출시된 담배들은 PR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며 실험결과 실제로는 전혀 덜 해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담배회사들은 알고 있었다. 담배회사들은 흡연자들을 중독 상태로 붙잡아 두기 위해서 니코틴을 전달하되 유해물질을 제거하여 보다 '안전한 담배'를 연구하는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시켰다.

 

 "담배에서 니코틴을 줄이거나 제거한다면 우리의 사업은 망할 것이다"-담배업계의 문건-

담배회사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통해서 '안전한 담배' 개발을 진행하였으나 최종적으로는 실패하였다. 담배회사들이 니코틴 중독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담배 제조과정에 의도적으로 니코틴을 추가하거나 담배에 너무 많이 첨가하는 첨가물질 때문에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안전한 담배' 개발을 포기한 것이다. 그 후 담배회사들은 소송에 대한 기업들의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건강관련 연구에 대한 결정권을 변호사들에게 넘겨주었다. 담배회사들은 자신들의 자체 실험에서 담배의 타르가 동물에게 암을 일으키는 사실을 증명하였고 담배가 각종 질병을 일으키고 중독성이 있다는 자체 연구결과가 축적되었음에도 변호사들의 지시에 따라 관련자료를 파기하거나 은닉하고 흡연이 질병을 일으키고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였다.

 

셋째로, 담배회사들은 위 정부보고서 발간 이후 소비자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막을 방법 연구하였다. 담배업계가 미래의 소송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경고문구를 자신들의 제품에 삽입할 것을 제안하였다. 만약 담배업계가 경고문구를 삽입한다면 미래의 변론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보았다. 담배회사는 경고문구의 내용과 수준에 관하여는 최대한 약하고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법적 책임에서만 큰 혜택을 보는 방법을 강구하였고 이를 위한 정치적 로비를 엄청나게 진행하였다.

 

넷째로, 담배회사들은 니코틴의 중독성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 담배에 중독성이 없으며 흡연은 개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주장에 열을 올렸다. 이는 니코틴 중독성을 부인하여 흡연자들이 흡연으로 질병으로 걸렸을 때 그 책임을 흡연자들에게 돌리기 함이다. 만약 담배업계가 니코틴이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사람들이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흡연을 하며, 원하면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업계가 니코틴의 중독을 인정한다면, 더 많은 규제를 받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식품, 의학, 화장품 법령 하에서 음식을 제외한 물질이 인체의 구조나 기능에 변화를 가져올 경우 FDA 규제를 받아야 한다. 중독을 일으키기 위해 첨가된 니코틴은 분명 마약으로 분류되며,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는 담배도 마약이나 마약전달기구로써 규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담배의 중독성은 법정에서 폐암환자의 변호인들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만약 폐암환자가 담배에 중독이 되어 계속해서 담배를 피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우리는 선택의 자유라는 논지로 반론을 제기할 수 없다"

-담배업계의 문건-

1994년 미국 하원의 청문회에서 미국 7대 담배회사 사장들이 한결 같이 니코틴은 중독성 물질이 아니라고 증언하였다. "I do not believe that nicotine is addictive)"-Thomas Sandefur(B&W), William Campbell(Philip Morris).

담배회사가 이와같이 니코틴 중독성을 부인하고 금연은 언제든지 가능하며 흡연은 개인의 자유의지라는 주장을 펼치는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혈액과 뇌에 니코틴 흡수와 도달을 깊이 빨리 하여 흡연자를 더욱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데 몰두하였다. 1988년 the Surgeon General 보고서에서 니코틴의 중독성에 대해 발표하자, 담배회사들은 '니코틴 중독은 쇼핑중독이나 인터넷 중독'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중독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해 42만명이 담배로 인하여 사망하며, 한국에서는 1년에 5만명이 담배로 인한 사망자로 집계되고 있다. 담배가 가장 큰 원인인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한국에서도 1년에 13,000명이 되었으며 폐암이 사망률 1위가 되었다. WHO는 2020년이 되면 담배로 인한 사망자가 1년에 1천만명이 된다고 예고하였다. 담배로 인한 사망은 알콜남용, 교통사고, 살인사건, 자살 등 모든 사망자수를 합친 것보다 높다. 인류에게 재앙을 주는 담배에 대해 WHO가 나서서 담배규제협약을 만들었고, 담배를 불법화하기 위한 단계에 착수하였다.

 

담배회사들은 지금까지 담배의 제조과정에 관하여 무슨 짓을 하여도 괜찮은 절대적인 치외법권의 혜택을 누려왔다. 담배회사들은 담배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수많은 과학적인 자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규제들을 피해가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법조인과 정치가, 과학자, PR 전략을 통해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고 자신들이 야기한 죽음들에 대한 책임을 면하려고 하고 있다. 지금도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 담배회사들은 WHO의 담배규제협약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각종 로비를 전개하고 있다.

 

배금자 변호사 (해인법률사무소) 가 2008년 11월에

'엑설런스 코리아' CEO 잡지에 연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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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