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해 만드는 식사 한 끼, 자연을 식탁에 올리세요”
- 방랑식객 산당 임지호 인터뷰
가족의 건강은 1년 내내 챙겨야 하지만 가정의 달 5월에는 특히 더 신경 쓰인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지금까지 가족건강에 무심했다면, 무엇을 어떻게 챙겨야 할까? '방랑식객' 임지호 선생에게 물었다.
‘방랑식객’ 임지호 씨는 SBS TV ‘SBS스페셜’에서 들풀을 먹고 잡초를 요리하는 모습으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먹고사는 일이 녹록지 않고,
가족이 한데 모여 밥 한 끼 먹는 게 쉽지 않은 요즘 시대에 그의 이야기는 왠지 모를 감동을 전해 줬다.
임지호 씨는 스스로를 ‘눈으로 자연을 보고, 입으로 자연을 먹고, 코로 자연의 향기를 맡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자연은 나무, 산, 들, 풀이죠. 사람 역시 자연입니다.
자연은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입니다.
제철 식품이 몸에 좋은 이유는 자연 이치에 맞춰 자란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인위적인 것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은 여행을 가도 편의시설을 갖춘 리조트를 선호한다. ‘
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결국 여행에서 더 큰 피로를 얹어 오기 일쑤다.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 자연과 마주하는 여행이 선뜻 내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에 익숙해져 무엇을 느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임지호 씨는 어릴 적부터 시작한 유랑생활로 산과 들, 바다를 옮겨 다니면서
자연의 이치와 순리를, 풀과 꽃에서 삶의 철학을, 그리고 ‘자연 음식’을 배웠다.
“동네 어른과 노인들에게 배운 것이 많아요.
세상을 오래 산 사람이 전해 주는 지혜와 그들이 만든 음식에서 제대로 먹는 법을 배웠죠.
제대로 먹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자연재료를 이용해 정성과 공을 들여 만드는 것인데,
공들여 만든 한 끼 식사는 가족건강을 지키는 비법입니다.
매일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 대신 아버지와 아이가 식사를 직접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집 밖에서 사먹는 음식과 다양한 가공식품은 몸에 독소를 쌓이게 합니다.
적어도 하루 한 끼는 공들여서 만들어 먹는 게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자 행복으로 가는 열쇠입니다.”
식생활은 건강과 매우 밀접하다. ‘밥’을 함께 먹는 것은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가족간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부모는 아이가 식사, 음식 등에 대해 올바른 인식과 바른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요즘 엄마들의 고민 중 하나는 ‘밥상머리 교육’이다. 임지호 씨에게 좋은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아이에게 밥상은 ‘자신에게 온 복’이라는 인식을 깨우쳐 줘야 합니다.
그 복은 자기가 지켜야 하며, 그 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까지 말이죠.
아이는 식재료를 보며 삶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먼 바다에서 온 생선이 어떻게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됐는지, 산에서 온 나물은 어떻게 반찬으로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합니다.
밥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음식을 떠먹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온 복을 자신이 먹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해요.
부모는 아이와 함께 밥을 먹으며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가르쳐야 합니다.
음식을 통해 우리는 여행을 하고 있다고 말해 주세요. 그 재료의 맛과 향기, 색을 통해 바다, 산, 들판을 여행하는 것이죠.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게 아니라 색과 향기, 자연을 먹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임지호 씨는 유랑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과 식재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별한 곳의 특정 식재료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모든 땅에서 나는 풀 한 포기가 소중하며,
멀리 가지 않아도 자신이 사는 곳에서 자란 자연 재료로 충분히 훌륭한 건강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바쁜 현대인은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하찮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온 가족이 함께 음식을 만드는 조리시간, 그 음식을 함께 먹는 식사시간만큼 소중한 시간은 없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삶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음식재료를 다듬고 씻는 과정을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정성을 다해 만든 요리와 맛있게 먹는 소중함 위에 행복한 가정이 보일 것입니다.”
Tip 산당 임지호가 전하는 자연요리 팁
1 잡곡밥 : 한국 사람의 힘은 역시 밥이다. 밥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는 밥을 지을 때 수수, 좁쌀 등 잡곡을 섞는다. 단, 3가지 이상은 섞지 않는다.
3가지 이상 섞으면 영양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2 고기반찬보다 콩반찬 : 아이가 콩반찬을 잘 먹지 않으면 콩을 갈아 소스를 만들어 밥에 비벼 먹는 것도 방법이다.
나물은 곱게 다져 아이 간식에 넣는다. 아이가 싫어하는 걸 먹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3 조미료 대신 간장, 된장, 고추장 : 별다른 조미료 없이 간장·된장·고추장만 넣어 맛을 낸다.
고추장과 된장은 신체 저항력을 높여 주고 간장은 이뇨작용을 돕는다.
간장·된장·고추장에는 민족의 철학과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 취재 권미현 헬스조선 기자 mhkwon@chosun.com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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