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해라.. 몸버릴 시간 많다
10수년 쯤 전에
후배 부친이 운영하셨던 골뱅이 집에 들러 생맥주 한잔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슬그머니 우리 뒤쪽에 앉아 담배 한대로 잠시 휴식을 취하던 그분이 우리에게 하신말씀이었습니다.
골자는 술담배 좀 천천히 조금씩 해도 몸버릴 시간 충분하니까 작작하라는 아버님의 유머이였는데요..
유난히 유머가 넘치던 후배의 감각이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았구나 싶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분(술로 인한 병땜에)이 갑자기 떠오르는건
진짜 몸버리는 거 모르고 아무 생각없이 지나온 시간이 좀 한심스럽다는 요즘의 내 생각 때문인가 봅니다..
지난 여름 교통사고를 당해
골반뼈를 떼어내 어깨뼈에 붙이는 수술후
7년 금연후 4년정도 무지막지 하게 피워대던 담배를 끊어야만했습니다...
병상에서 닝겔 꼽고 피우는 모습이 내스스로 너무 혐오스러웠었죠...
그런데 이 중독증세는 그 혐오스러움도 금방 제압해 버리더군요..
결국 병원 옥상에서 환자복에 닝겔 걸이 끌고 올라가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있는 모습이 참 딱해보였습니다.
목감기로 고생하면서도 담배에 손이가고 피우고 나서 그 자괴감에 힘들어 하고...
여러분도 다 아실 그런 기분으로 피워댔습니다..
그러다가 퇴원후 보름정도 있다가 금연을 결행하여 지금 석달이 되었습니다...
금길의 도움이 참 컸습니다...
그런데 사람일이 한번 꼬이면 그것 풀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삼재가 낀다고 하는데 벌수 십수년째 삼재가 낀 모양입니다..
금연후 한달정도 있다가 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건강검진을 받았는데요..
제가 간이 안좋아 주기적으로 진찰을 받는데 거기에 더불어 위에 뭔가가 생겼다는겁니다..
그래서 빼빼로 데이날 입원해서 그 다음날 내시경 절제수술을 받았습니다..
위선종 절제...
우째 내게 이런일이 자꾸 생기는가 싶은게 절망감도 엄습하고 앞으로의 일이..
생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불쌍하게도 담배생각이 간절해 집디다..
아직도 문제가 생기면 담배로 풀고자하는 맘이 있었나봅니다...
그때 한귀에 넘어갔다라면 갸루상이 ‘사람이 아니무니다’하며 쫒아다녔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겨내고 몸도 많이 회복해 갑니다...
오늘 오후에 서울 아산병원엘 갑니다.. 조직검사결과 보러..
별일없으면 관리만 하면 될것이고..
안좋으면 개복수술 절차를 밟는다고 하는데..
조금 아주조금 초조합니다..
‘몸버릴 시간 많다’던 후배아버님의 말씀대로 좀 관리좀 할껄...
하는 후회를 해봅니다..
해봤자 소용없는 후회를 ...
사람은 10년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70노인네가 이팔청춘을 그리워하진 않는다지요..
그저 10년만 젊었으면 하는것이죠...
10년전에 그때 그랬더라면... 하고 말이죠...
저도 10년전 그때 그랬더라면 하고 가끔 후회를 합니다...
그래서 요즘 다시 생각해봅니다...
10년 후회할 일 하지 말자고..
예서 멈추고 더 이상 나빠지는건 막자..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다른 일로 보상도 받을 수 있고
적어도 이것으로 인해 후회는 하지 않을것 아닌가 하는 맘으로요..
친구가 그러네요..
‘자네 간이 부실하니 술먹으면 안되잖여..
그러니 위에 경고를 보내 술못먹게 하는거야’ 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맨날 눈팅만 하다가 맘이 허하여 시작한 넋두리가 좀 길어졌네요..
다만 지금 담배..특히 그놈의 한귀의 유혹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10년 뒤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맙시다...
하루하루 참아내고 잊어버리면..
10년뒤 좋은일 있을겁니다...
적어도 나쁜일은 없을겁니다...
몸버릴 시간 많다니까요..
담배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여러분 되시길...
http://www.nosmokeguide.or.kr 글쓴이 : 이광훈 (9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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