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길라잡이

라면 국물이 죽여줘요

tkaudeotk 2012. 8. 17. 17:06

국물까지 다 마시고 싶은가. 다 마시면 하루 나트륨 권고 섭취량을 라면 한 끼로 꽉 채우게 된다. 전문가들은 국물을 남기라고 조언한다. 한겨레 박미향

 ‘세계 정상급 짠 맛’ 즐기는 한국인, 나트륨 과다 섭취 주범 몰려 ‘수프 분할론’ 나온 라면
업계도 나트륨 함량 서서히 낮추려하지만, 반세기 ‘한 봉지=2천mg 나트륨’ 익숙한 입맛 바꾸기 어려워

시인 함민복은 라면을 이렇게 먹었다.

“프로 가난자인 거지 앞에서/


나의 가난을 자랑하기엔/ 


나의 가난이 너무 가난하지만/


신문지를 쫙 펼쳐놓고/ 


더 많은 국물을 위해 소금을 풀어


/ 라면을 먹는 아침/


반찬이 노란 단무지 하나인 것 같지만


나의 식탁은 풍성하다/…”

 

(‘라면을 먹는 아침’)

시인이 아침에 먹은 라면이 120g짜리 농심 신라면 한 봉지였다면,

그리고 국물을 다 마셨다면, 시인은 탄수화물 78g, 당류 3g, 단백질 10g, 지방 17g, 포화지방 8g, 칼슘 143mg, 

그리고 나트륨 1930mg을 섭취했을 것이다. 

도합 505kcal의 열량이다. 30~50대 한국 남자에게 권하는 하루 열량은 2500kcal 정도다.

업계, 설비 등 내세워 수프 분할에 난색

라면으로 아침 한 끼를 때웠더니 탄수화물은 하루 권장량의 24%, 단백질은 17%, 지방 34%, 포화지방 53%를 채웠다

. 가장 ‘풍족하게’ 몸으로 들어온 것은 나트륨이다. 

하루 권장량의 97%를 라면 한 봉지가 해결해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하는 나트륨 하루 섭취 최대량은 2천mg이다. 

나트륨 2천mg은 소금 5g, 그러니까 집에서 사용하는 어른 밥숟가락 절반 정도에 소금을 담은 양이다. 


가난한 시인은 국물양을 늘리려고 빨간 수프에 소금까지 넣어 휘휘 저었다. 

소금을 풀었다면 밥숟가락 절반은 풀었을 것이고, 라면 냄비에 들어 있던 나트륨양은 4천mg(10g)을 훌쩍 넘었을 것이다.

‘더 많은 국물’로 배를 채우려고 소금으로 간을 했으니, 가난뱅이 시인은 냄비 바닥이 보일 때까지 국물을 후루룩후루룩 마셨을 것이다.


여기에 찬으로 단무지를 먹었다. 

몇 조각만 먹었더라도 나트륨 300mg이 추가된다. 

김치였다면? 양과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400mg 이상의 나트륨이 짭짤하게 붙는다

. 이걸 아침 한 끼로 끝냈다. 

그런데 시집이 묶여 나온 게 1990년이다. 

그 당시 라면은 나트륨 함량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인스턴트 라면 국물은 대개 짜다. 다 아는 얘기다. 국물맛을 내는 수프가 ‘원흉’으로 지목된다.

라면 한 봉지에 담긴 나트륨의 70% 정도가 수프 가루에 들어 있다. 

급기야 ‘라면 수프 분할론’까지 나왔다.


지난 7월2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 보건복지부, ‘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 라면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라면 수프를 두 봉지로 나누는 방안을 논의했다. 

기존 수프 한 봉지(평균 12g)를 두 봉지로 나눠 포장해 소비자가 수프양을 조절하게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라면에 큰 수프(10g), 작은 수프(2g) 두 봉지를 담게 되면 

별 생각 없이 12g짜리 수프 한 봉지를 다 털어넣던 소비자가 ‘의식적으로’ 수프를 적게 넣을 것이라는 얘기다. 

명함 모양인 현재의 수프 봉지를 설탕량을 조절하게 만든 커피믹스 모양으로 바꾸자는 제안도 나왔다.

라면업계 쪽은 난감한 표정이다. 수프 분할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원가가 높아지는데다 기술적인 문제도 크다.

한 업체 관계자는 “수프 설비가 분당 300개를 포장하는데, 이를 두 봉지로 나눠 포장하는 기계도 없을뿐더러

작은 수프 봉지 쪽에 불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봉지가 작아지면 진공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공기만 들어가고 수프는 밖으로 빠져버리는

불량률이 30% 정도 예상되는데 이를 일일이 검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커피믹스 모양 수프 봉지도 컨베이어벨트 작업 공정에는 부적합한 생김새라고 한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클레임 소지도 크지만 분할 포장을 하려면 

현재 라면업계가 가지고 있는 포장기계를 모두 바꾸는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나트륨 저감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온 식약청 영양정책과 김종욱 연구관은 

“업체 쪽 말을 들어보고 방향을 조율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관련 내용이 먼저 보도돼 부담을 주는 자리가 돼버렸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나트륨을 적게 먹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32억 개의 라면이 팔린다고 한다. 국민 1인당 한 해 라면 64개를 먹는 셈이다. 농심 신라면이 시장점유율 20%로 매출 1위를 달린다. 한겨레 신소영

30대 한국 남성, 1년 6.2kg 소금 포대 섭취

나트륨 섭취에서 한국은 단연 세계 정상급 짠맛을 보여준다.

2010년 국민건강통계(2005년 추계인구로 연령표준화)를 보면, 

남자들은 갓난쟁이부터 할아버지까지 하루 평균 5639.9mg의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온다.

여자들도 하루에 4041.7mg을 먹었다. 남녀 전체로는 4830.5mg이었다. 


일본 4280mg(2009년), 영국 3440mg(2008년), 미국 3436mg(2006년)에 견주면 입맛이 매우 짜다. 

30대 한국 남자가 하루에 먹고 있다는 나트륨은 궁극의 짠맛이다.

평균 6903mg에 달한다

하루에 소금 17g을 입에 털어넣는 셈이다.

1년이면 6.2kg이다. 소금을 포대로 먹는다. 

40대는 평균 6583mg, 50대는 6317mg을 섭취했다.

국, 찌개, 김치, 생선, 젓갈 등을 먹는 음식문화가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

김종욱 연구관은 “이런 음식들이 매일 우리 밥상에 올라온다”며 “국도 한 그릇 다 마신다. 

외국은 스테이크 하나면 끝나는데 우리는 반찬 가짓수도 많다. 

게다가 나물을 무치든 볶아내든 모든 음식에 밑간을 한다. 

기본적으로 소금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하루에 필요한 적정 소금양을 불과 3g 정도로 ‘짜게’ 본다

이런 식문화에 가공식품 라면이 끼어들었다.

라면업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 32억 개 정도의 라면이 팔리는 것으로 본다.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변화는 없다고 한다. 

인구 5천만 명으로 나누면, 국민 1인당 한 해 64개의 라면을 먹었다. 

주당 1개 이상씩 라면 봉지를 뜯었다는 얘기다. 


2010년 국민건강통계도 이와 비슷하다. 

만 12살 이상 남자로 범위를 좁히면 주당 1회 라면을 먹는 이가 26.6%, 2~3회 먹는 이는 25.4%에 달했다. 

이러다 보니 인스턴트 라면은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식품 5위에 올랐다.

소금, 배추김치, 간장, 된장처럼 소금 그 자체거나 소금이 주요하게 쓰이는 염장·장류만이 앞순위를 차지했다. 

소금부터 라면까지 5위 안에 드는 식품군으로부터 전체 나트륨 섭취량의 55.2%를 끌어왔다. 

라면 아래로는 고추장, 총각김치, 쌈장 등이 올랐다.

라면은 원래부터 짰을까

. 전영일 삼양식품연구소 소장은

“1960년대부터 라면 한 봉지의 나트륨 함량은 2천mg대를 꾸준하게 유지했다”고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삼양라면이다. 


1963년 9월15일 무게 100g, 가격 10원에 삼양식품이 내놓았다. 

닭고기 국물맛이 강한 치킨라면이었다.

처음에는 ‘면’이라고 하니 무슨 실타래 꾸러미인 줄 알고 잘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반세기가 지난 지난해 라면업계 매출은 1조9600억원에 달했다. 

전영일 소장은 “한국 사람들 입맛이 나트륨 함량 2천mg 이상은 되어야 국물 간이 맞는 것으로 느낀다”며

“라면 나트륨 함량을 낮추자는 얘기들은 최근에야 나오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입맛은 나라마다 다르다. 외국에 수출하는 라면의 경우 국내 판매용보다 나트륨 함량이 낮은 것도 많다. 

일본 라면은 지금도 우리보다 평균 30% 정도 나트륨이 많다고 한다.

소비자에게 싱거운 맛을 들키지 마라

옛 신문을 들추면, 인스턴트 라면이 나오고 20년 뒤인 1983년에야 ‘가공식품 소금 너무 많다’는 기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나트륨이 주성분인 소금의 섭취량은 서양인은 하루 평균 4~8g, 동양인은 30~40g으로 추측” “새우깡 한 봉지에 550mg, 

라면 수프 한 봉지에 1664mg”. 1985년 신문기사에는

‘인스턴트식품의 맛이 짜고 진한 이유’에 대한 농심 관계자의 설명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짭짤하고 진한 맛을 찾는 탓” “사발면은 얼큰한 맛, 담백한 맛 두 가지로 생산하고 있는데 

7 대 3 정도로 단연 얼큰한 맛이 인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물의 양을 조절해서 간을 맞출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유의 보도가 종종 나왔지만 크게 여론화하지는 않았다. 


나트륨 과다 섭취의 위험성이 알려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분위기는 바뀌었다. 

급기야 지난해부터는 식약청이 나서서 라면 등 면류의 나트륨을 해마다 낮춰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3월에는 식습관 전반에 걸쳐 소금을 빼겠다는 ‘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까지 출범했다.

나트륨은 우리 몸의 생리작용에 꼭 필요한 무기질 영양소다.

대신 많이 먹으면 4대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심장병·뇌혈관질환)과 위암, 신장병, 비만 등을 유발한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미국의 경우 하루 소금 섭취량을 3g 줄였더니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2.7~4.4%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캐나다에서도 하루 4.6g을 줄였더니 고혈압 예방 효과가 30%나 됐다고 한다.

식약청은 지난해 농심, 삼양, 오뚜기, 팔도 등 라면업계의 협조를 구해 일부 라면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최대 15%까지 줄였다.

식약청은 올해도 3~5% 정도 나트륨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2009년부터 자체적으로 ‘나트륨 저감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농심 홍보팀 윤성학 차장은 “조금이라도 싱거워지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맛의 변화와 차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조금씩 나트륨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농심은 주요 제품들의 경우 지난해 1800mg대에서 올해 1700mg 선으로 낮추고, 

2015년에는 1500mg까지 나트륨을 끌어내린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지금에 견줘 4분의 1 정도 싱거워진다는 말이다. 


싱거워지는 만큼 다른 맛을 채워넣어 소비자가 변화를 못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심 쪽은 구체적인 내용은 ‘노하우’라며 밝히기를 꺼렸다.

 

전영일 소장은 “나트륨을 그냥 낮출 수는 없다. 

갑자기 낮추면 소비자들은 바로 ‘맛없다’ ‘싱겁다’고 한다”며

“나트륨이 들어가지 않아도 짠맛을 느끼는 성분이 개발되고 있는데, 

대체 성분이 아직까지는 완벽하지 않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고 했다.

라면<김치찌개, 된장찌개, 물냉면



팔도가 지난해 내놓은 하얀 국물 라면 ‘꼬꼬면’은 나트륨 함량이 1750mg이었다. 

지난해 12월 신라면에 이어 매출 2위까지 올랐던 꼬꼬면은 올해 6월에는 16위(AC닐슨 조사)로 떨어졌다. 

삼양이 출시한 하얀 국물 라면 ‘나가사끼짬뽕’의 나트륨은 1830mg이다. 

나가사끼짬뽕도 순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매출액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종욱 연구관은 “꼬꼬면이 나가사끼짬뽕에 역전당했다.

팔도가 그 뒤에 내놓은 ‘남자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1850mg으로 다시 짜졌다. 

맛이 느끼하니까 다시 짜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꼬꼬면이 너무 싱겁게 출발했다가 싱겁게 내려앉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라면업계로서는 저공비행하듯 조금씩 나트륨을 낮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이 새로 내놓은 ‘진짜진짜 맵다맵다’ 라면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나트륨을 1790mg으로 낮춘 대신 매운맛을 강화해 그 차이를 보강했다. 

반세기 동안 ‘라면 한 봉지=2천mg’에 중독된 혀가 난리를 친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러니 무조건 나트륨을 낮추라고 라면업계를 닦달할 수도 없다. 신라면은 전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0% 정도(봉지라면 기준)다.

라면으로 인한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우선 ‘1등 라면’인 신라면부터 잡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식약청은 지난해 신라면 나트륨 함량을 1880mg으로 줄이려고 했지만,

2012년 7월 현재 신라면의 나트륨은 1930mg 그대로다.

김종욱 연구관은 “신제품 맛을 바꾸기는 쉬운데 

기존에 익히 알고 있는 맛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했다.

라면업계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불만도 많다.

라면만 싱겁게 한다고 해서 한국인들의 소금 섭취가 줄어들거나 

짜게 먹는 식습관이 확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라면에 가득하다는 나트륨은 면에 국물까지 다 먹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라면업계는 “요즘 라면을 국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항변한다.

물론 면에도 나트륨은 있다. 기본적으로 500~700mg 정도다. 


삼양에서 찌개전골용으로 수프 없이 판매하는 사리면은 520mg의 나트륨이 포함돼 있다.

글루텐을 형성해 면발을 쫄깃하게 하고 면 자체의 간간한 맛을 위해 소금을 넣기 때문이다. 전영일 소장은 “라면이라고 무조건 나트륨이 높은 게 아니다. 

국물까지 다 마셔야 그렇다”며 “반면 밖에서 사먹는 된장찌개만 해도 

라면보다 나트륨이 높게 나온다. 

국물을 남기는 라면과 달리 반찬까지 먹게 되는 외식에서는 

라면보다 나트륨 섭취량이 1.5배는 높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식약청 조사 자료를 보면, 직장인들의 단골 점심 메뉴인 된장찌개 1인분(400g)의 나트륨 함량은 2021mg, 김치찌개 1인분은 1962mg이다. 

라면과 별 차이가 없다. 여름철에 즐겨먹는 물냉면(800g)도 2618mg으로 조사됐다. 

짬뽕(1천g)은 무려 4천mg, 간짜장(650g)도 하루 섭취 권고량 2천mg을 훌쩍 넘은 2716mg이었다. 

중국집에서 나트륨만으로 고민을 한다면 짜장 먹을지 짬뽕 먹을지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수치다. 

라면업계의 불만은 바로 이 지점이다. 

바깥에서 사먹는 음식들 상당수도 소금 범벅인데 라면만 싱겁게 만드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는 것이다.


전영일 소장은 “특정 제품 하나만 나트륨을 낮춰서는 안 된다. 

라면업체 쪽만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성학 농심 차장도 “우리 음식문화 자체가 포괄적으로 같이 움직여야 한다. 

설렁탕에 소금 넣고 김치에 깍두기까지 먹는 식습관 속에서 라면업계도 할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하지만 한계도 있다”고 했다.


소금은 신진대사에 꼭 필요하다. 하루 3g이면 되는데 한국인들은 하루 15g 가까이 소비한다. 참 짜게 먹는다. 한겨레 곽윤섭

싱거우면 싱거운 대로 드시라

라면 수프 분할론’에 대해 라면업계는 ‘나트륨 표기 세분화’ 카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 먹지도 않는 국물 때문에 소금덩어리라는 눈총을 받으니, 국물 섭취량에 따른 나트륨 섭취량을 자세히 보여주겠다는 거다.

이미 풀무원에서 만드는 ‘자연이 맛있다’ 라면은 이런 표기를 하고 있다.

이 라면 뒷면에는 ‘건더기만 섭취시 760mg, 국물 절반 섭취시 1350mg, 국물 모두 섭취시 1930mg’이라는 표가 인쇄돼 있다.

어쨌든 계획대로라면 2015년이면 신라면도 지금보다 4분의 1 정도 싱거워진다. 우리 입맛은 간사하다.

은근슬쩍 바뀌면 원래 그런 줄 안다. 그러니, 동생이나 친구가 라면 물 못 맞췄다고 타박하지 말자. 

그냥 싱거우면 싱거운 대로 드시라, 이 말이다. 

몸에 좋다지 않은가.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