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과 건강

담배! 아차, 그것은 친구가 아니라 유괴범이었어!

tkaudeotk 2012. 4. 5. 17:40

 

 

너 없이는 못 살아


 어느 날 엄청난 스트레스가 몰려온다. 이리저리 뒹굴기도 하고 소리도 질러 본다.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을 폭식으로 달래 본다.아무 소용이 없다. 

배는 터질 듯이 부르지만 허전함과 밀려오는 불안은 나를 더욱 괴롭게 한다. 

밖으로 뛰쳐나가 인적 드문 찻집에 홀로 앉아 밤늦도록 종이에 낙서를 해 댄다. 

역시 부질없다.


이럴 때, 마치 다정한 친구처럼 다가오는 한 존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담배다. 


힘들고 괴롭고 무언가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면 나도 모르게 찾던 그 날씬한 친구! 

뿌연 연기를 허공에 뿜으면 얼마나 자주 콩콩거리는 내 마음을 달래 주었던가?


‘그래 너는 힘들 때 가장 좋은 친구였어!’ ‘나는 너를 영원히 잊지 않을 거야.’ 

‘이제는 나의 가장 사랑스러운 가족이 되어 가고 있지? 


난 아내 없이는 살아도 너 없이는 못 살아!’ 담배는 바로 이런 것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심심풀이로, 또 괴로움을 달래 보려 피우기 시작했지만 

어느 날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나 애인처럼 되고 만다. 


4,000여 가지의 독소와 30여 가지의 발암 물질이 나를 괴롭히고 각

종 암과 불치병으로 달려가도록 유도하건만 신체는 이미 담배 없이는 온 세상의 부귀영화가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반응을 하게 된다. 


이미 선택 여하를 뛰어넘어 버렸다. 

다정한 친구인 줄 알았던 그 담배가 내 일상을 지배하고,

몸은 날로 피폐해 가도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유괴범으로 나를 끌고 다닌다. 

이 기막힌 상황에서 어떻게 헤어 나올 수 있을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가까이 마주 보고 이야기하기를 꺼린다.


전철, 버스, 공공장소에서 옆을 스치는 사람들도 내 옆에서는 이맛살을 찌푸린다. 

이놈 짓임에 틀림없다. 어떻게 할까. 

아, 그렇다. 분명 이놈은 친구도 애인도 아니었다. 유괴범이었다.

빨리 빠져나가지 않으면 더 날 교묘히 이용하고 

한 오라기의 희망도 없이 나를 죽음의 강변에 내쳐 버릴지도 모른다.

 이 유괴범을 이기는 방법은 없을까?


 겨울 햇살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위 속에서 햇빛의 소중함이 더 간절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

 힘든 중에도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면서 모진 세파를 헤쳐 나가는 모습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흡연자들이여! 나의 가족을 생각하자.

나의 사랑하는 부모님, 가족들. 내 몸에 암 덩어리가 커질 때 애타게 절규하실 나의 부모님을 생각하자. 

금이야 옥이야 키우신 나를 유괴범에게 빼앗기고 애끊는 통곡을 하실 나의 부모님을 생각하자. 

이 지구에 정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작품으로 나를 태어나게 하시지 않았는가? 

정말 소중한 나. 그만 길을 잘못 들어 담배라는 유괴범에게 눈길을 빼앗기고 있지만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차리면 살아날 수 있다는 정신력으로 나도 한번 그 유괴범을 톡쏘아 보자.


 유괴범이 정말 싫어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중독을 일으키는 니코틴이 물에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을 500cc 정도 마시자. 그리고 하루 총 2,000cc 정도를 꼭 마시자. 

아마도 담배가 당기지 않음을 체험할 것이다. 

그런 다음 자리를 박차고 바깥으로 나가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 걷자. 

그때 그 지독한 유괴범은 힘을 잃어 갈 것이다. 

피부 밖으로 내풍기는 독가스들이 내 코를 자극하여 나도 모르게 샤워장으로 향하도록 한다.


 피부에 쌓였던 유괴범의 흔적이 사르르 물속에 녹아내린다.

창밖에 우람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가 나의 성공을 예견이라도 하듯 밝은 빛처럼 다가온다

. 아, 정말 아름답고 찬란한 태양! 이것이 오늘 나의 삶이라고 외쳐 본다. 

유괴범과 싸우는 내 문제가 다소 하찮게 느껴지면서 힘이 솟는다. 

하루 동안의 삶 속에서도 늘 긍정과 희망의 말을 한다. 

맑게 갠 하늘, 아침 햇살, 살랑거리는 바람, 새들의 노랫소리. 

주변의 아주 작은 일들에도 감동한다면 유괴범을 몰아내는 초강력 군대가 내 몸에서 만들어진다. 


이제 저녁이 되면 꽃 한 송이를 사 들고 그동안 소홀했던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자. 

아니면 생명력이 강한 화분 하나를 사서 나의 생명력의 동기 유발제로 

물 주고 사랑 주고, 양분을 주는 일을 함께 꾸려 나가자.

거울을 보고 어색하고,거무스름해진 얼굴이지만 힘껏 웃어 보자. 

지금부터라도 낙천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길 날마다 연습하자.


우아! 유괴범이 스스로 뒷걸음치고 있지 않은가? 

꽃이나 애완견이나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것을 만들어 본다. 

길거리를 가다가도 빈자리가 있으면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번 살펴보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나의 대화 속에서 ‘고미사’ 운동을 벌여 보자.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세 마디는 나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주는 가장 값진 무기가 될 수 있다. 

기쁜일이 있으면 맘껏 즐겨 보자. 이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사람처럼 말이다. 

그리고 늘 긍정적으로 ‘잘되겠지.’를 마음속으로 말하며 살자. 

부정적인 사람들의 대화는 될 수 있는 대로 듣지 않도록 하자.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을 만나면 밖으로 나가서 물을 마시든가 산책을 하든가 

심호흡을 세 번 정도 크게 하여 흘러 버리자. 


그리고 시간에 꽉 짜인 삶보다는 항상 여유 있고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명곡이나 가곡을 소리 내서 불러 보고


너털웃음으로 인생을 환하게 살아가는 여유를 부려 보자. 어차피 인생은 한 번 사는 것이니 나의 주어진 삶 속에서 누군가를 최고로 행복하게 하는 일에도 한몫을 하도록 지혜를 짜 보자.

 

금연과 함께 달라진 인생

 조선일보 2012년 1월 12일자 신문의 권용선 씨처럼 큰일은 아니지만 내가 행복해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보자.


권용선 씨는 1975년 고향인 안동에서 쇠여물을 베다가 가운데 손가락 세 개를 잃었다.

속옷 속에 버석버석할 정도로 이가 많던 시절이었다.


20대에 무일푼으로 상경하여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가다가 청력을 잃어서 청각 장애 3급이 되었다. 

그런 그가 2010년 새해를 맞이해 담배를 끊고 매일 1,000원씩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기부한다. 

그리고 건강과 기분이 좋아진 덕에 가끔씩 100만 원,20만 원 정도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한 달에 한 번씩헌혈도 한다. 


담배 유괴범에서 벗어나니 불쌍한 이웃 때문에 마음이 짠하다고 하며 자기는 부자라고 한다. 

환경미화원으로 찬바람을 맞으며 새벽 거리를 청소할 때 세상에서 가장 환한 웃음으로 일을 시작한다. 

‘수고하시네요.’라고 건네는 주민의 말이 아기 엄마의 웃음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럴 때는 비질이신이 난다고…. 


세상을 향해 빛바랜 치아를 보이며 웃지만 그의 웃음이 가장 행복한 웃음이었다. 

행복한 발상으로의 전환은 그를 전혀 담배에 손을 대지 않도록 이끌고 있다. 

나의 의지가 약해질 때 강하고 힘이 세신 전능자의 손을 잡고 

‘하나님, 저 좀 도와주세요!’ 하고 떼라도 부려 보라. 

그때 다정하고 자상하신 어머니처럼 손을 내밀어 우리의 의지를 붙들어 주시고 

친구인 줄알았던 지독한 유괴범인 담배를 물리칠 수 있는 힘도 주시리라 확신한다.


중독과 건강 | 2012년 3월호 30쪽

 

조원웅
한국연합회 보건절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