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마주 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 하늘 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찻잔 속에 향기가 녹아들어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진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에 억새처럼 출렁이는
은빛 향기를 가슴에 품어 보련다.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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