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이런 삶은 어떨까요?

tkaudeotk 2019. 6. 1. 06:47



뜨거운 사랑은 아니라도 
아내가 끓이고 있는 
된장찌개 냄새를 좋아하고 
간혹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아름답게 들리는 삶은 어떨까요? 

간혹 다투기도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마주 앉아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함께 있는 자체를 감사하는 삶은 어떨까요? 

날마다 날마다는 아니지만 
생일날 한번 속옷을 내놓으면 
마냥 기뻐하여 다음 생일때 까지는 
선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은 어떨까요? 

이사 갈 것 같지는 않지만 
간혹 '우리 시골집으로 이사 갈까'하면서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꿈꿔 보는 삶은 어떨까요? 

복권이 당첨되어 형편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아끼고 모아 작은 오디오라도 장만하여 
그 소리에 일년 동안 감탄하는 삶은 어떨까요? 

종일 햇볕이 드는 건 아니지만 
한 낮에 잠시라도 햇볕이 들면 
'아! 햇볕이 참 좋다'하며 창문을 열고 
이부자리 말리며 행복해 하는 삶은 어떨까요? 

전화 통화를 다 듣는건 아니지만 
옆에 있다 간간이 들리는 말을 듣고 
누군지를 물어보고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함께 기뻐하고 같이 걱정하는 삶은 어떨까요? 

먼 나라 찾아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귤 네개, 커피 두잔, 물 한병 배낭에 넣고 
가까운 산에라도 올랐다 내려 오면서 
'욕심 버리고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 보는 삶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