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마저 돈벌이에 이용하는 한국교회의 현주소
CBS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으로 발매에 나선 ‘기념메달’에 대한 교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CBS가 한국조폐공사와 손 잡고, 제작해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의 시중 은행을 통해 예약 접수하고 있는 기념메달은
500년 전인 1517년 마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크 성교회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날을 기념해 발매하게 됐다.
금번에 발매되는 메달은 마르틴 루터의 얼굴과 비텐베르크 성교회가 앞면과 뒷면에 각각 디자인 되어,
99.9퍼센트 순금 31.1그람(1온스)으로 제작된 금메달(250만원)과 순은 31.1그람으로 제작되는 은메달(11만원),
그리고 금은메달 세트(256만원) 등 총 세 종류로 나뉘어 판매되며,
수익금은 CBS의 통일비전센터 건립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오늘날의 기독교를 있게 한 루터의 종교개혁은 엄청난 사건이며, 새로운 교회의 출발점이 된 것이 확실하다.
그런 종교개혁이 500주년을 맞았다는 것은 우리 기독교에 있어 큰 경사이자 기념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교계는 이번 CBS의 기념메달에 대해서는 매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유인즉슨 CBS의 기념메달 판매 행위가 종교개혁을 발발시킨 로마 가톨릭의 타락과 너무도 닮아있다는 것이다.
현대판 ‘면죄부’ 등장
500년 전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교회가 물질적으로 너무 타락했다는데 있었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보여준 예가 우리가 익히 아는 바로 ‘면죄부’ 사건이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천국을 가기 위해서는 죄를 면해야 하는데,
그 수단이 바로 ‘면죄부’라며, 민중들을 대상으로 면죄부 판매에 나섰다.
이는 종교의 타락이 극대화된 단면으로 루터는 교회가 자신들의 욕심과 권력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질을 끌어모으는데 혈안이 된 모습에 심히 분노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날 CBS가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기독교인의 중요한 기념일을 빌미로,
메달 판매에 나선 것과 매우 닮은 모습이다.
여기에 CBS 한용길 사장은 기념메달에 대해
“크리스천들이 이 기념메달을 한두 개씩 소장하고 의미를 되새기면서 신앙을 새롭게 결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
메달의 구입 여부를 두고 신앙의 각성을 말했다는 것은 메달 장사에 신앙을 이용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메달 신앙, 은메달 신앙
과거 로마 가톨릭에서는 면죄부를 양피지와 종이 두 개의 종류로 나누어 판매를 했다.
고급스런 양피지와 일반 종이에 쓰여진 두 면죄부 간의 가격 차이는 10배 이상 났으며,
이에 양피지를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부유층이었고,
반대로 양피지를 사고 싶어도 돈이 없는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종이 면죄부를 사야 했다.
CBS 역시 이번에 250만원에 이르는 금메달과 11만원의 은메달을 나누어 판매한다.
한 마디로 돈이 있으면 금메달을 사고, 돈이 없으면 은메달이라도 사라는 것이다.
종교개혁이라는 기독교인의 영광스러운 날을 장사 속에 이용하는 것도 비난받을 일인데,
금메달과 은메달이라는 물질의 가치 기준을 이에 적용하는 것은 더욱 기가 막힌 일이다.
반대로 신앙의 각성을 위해 금메달을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은메달에 만족해야 하는 것은
양피지 면죄부를 사지 못한 서민들의 모습과 중첩된다.
오늘날 한국교회 성도들 중에는 250만원을 메달에 사용할 수 없는 서민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다시 없을 기념일을 위해,
신앙을 위해 돈을 아끼는 것은 불경하다는 생각에 무리해서라도 은메달이 아닌 금메달을 구입하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돈보다 우선인게 바로 종교이고, 신앙이기 때문이다.
금메달과 은메달이 무서운 점은 자신의 삶은 서민일지언정 신앙은 고급지고 부유하고 싶은 성도들의 갈망을 건드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종교 안의 ‘부익부빈익빈’의 전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교회, 기념메달 판매 중단해야
결정적으로 CBS는 이번 기념메달의 판매수익금을 자신들의 통일비전센터를 건립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과거 면죄부의 그것과 매우 닮아 있어 씁쓸하다.
가톨릭은 면죄부를 판매하면서 그 수익금으로 로마에 베드로 대성당을 짓겠다고 밝혔었다.
성도들의 신앙을 돈으로 사고 파는 것에 대한 비난이 일었지만, 그 수익금으로 하나님의 예배당을 짓겠다는 명목으로 무마한 것이다.
사실 대성당이라는 것 자체가 핑계에 불과하지만,
이를 간과하고라도 신앙을 매개로 거둬드린 돈으로 지은 예배당은 결코 하나님께서 기뻐이 받으시지 않을 것이 분명한 것이다.
CBS가 짓고자 하는 통일비전센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분단된 한반도의 하나됨은 남북한 국민들의 가장 큰 염원이기에 통일을 위한 CBS의 노력은 훌륭하다.
하지만 종교개혁이라는 주제가 결코 이를 이루는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될 것이다.
더구나 신앙을 빌미로 한 장사를 통해서 기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좋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신학생들에 교회사를 가르치고 있는 홍성표 교수(예명대학원대학교)는 ‘반 종교개혁적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홍 목사는
“한국교회가 황금 물질을 숭배하는 맘몬신앙에 빠져 있는 상황에 기독교를 대표한다는 방송사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교회에 대한 개혁을 외치는게 아니라, 오히려 이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면서
“기념메달 판매는 반종교적 입장에서 교회와 예수 그리스도를 상품화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기념메달 사업에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들은 지난 10월 6일 열린 발표회에 참여해
금메달 은메달이 “500년 전 종교개혁가들의 신앙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만약 기념메달 판매가 단순히 CBS가 아닌 한국교회 차원의 사업이 된다면
이는 종교개혁을 야기한 타락한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차진태 기자> 교회연합신문(www.ecumenical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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