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겨울 눈꽃 아래 감춰진 태백산의 민낯

라면 끓여 먹고 남은 음식물 무단투기는 물론 대소변까지

국립공원사무소 "강력한 단속으로 반드시 정상화하겠다"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라면 끓여 먹고 남은 음식물 무단투기는 물론 대소변까지.

태백산 아름다운 눈꽃 아래 감춰진 민낯이다.

태백산 눈꽃[연합뉴스 자료사진]

태백산은 지난해 8월 제22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국립공원 지정 전에는 강원도립공원이었다.

도립공원 지정은 1989년이다.

국립공원 지정 전에도 태백산에서 취사 행위 등은 불법이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받는 불법행위이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사실상 묵인됐다.

태백산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효과가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국내 겨울 산행 1번지' 태백산은 겨울철 방문객만 약 40만 명에 이르는 태백 대표 관광지이다.

그러다 보니 '불법'이 '정상'으로 고착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은 지난해 12월 사흘간 태백산 정상 일대에서만 쓰레기 10t을 수거했다.

'제조연월일 1982'라고 적힌 라면 봉지도 나왔다.

불법행위가 얼마나 오랜 기간 계속됐는지 말해주는 증거다.

음식물 불법투기도 심각하다.

태백산 자랑인 하얀 눈밭 곳곳은 겨울마다 마구 버려진 라면 국물 등 음식물 찌꺼기로 오염되기 일쑤다.

등산로 주변 숲 속은 물론 바로 옆에서 소변 흔적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태백산 불법행위 집중단속 예고[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그러나 더는 용납되지 않는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가 불법행위와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주말부터 겨울철 불법행위 단속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주말 불법취사행위 3건을 적발해 10만 원씩 과태료를 부과했다.

겨울 산행 성수기인 13일부터는 전국 국립공원사무소 파견 특공대로 편성한 특별단속반을 투입한다.

태백산을 반드시 정상화하겠다는 의지 천명이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9일 "마찰과 갈등도 예상한다"라며 

"그러나 취사, 야영, 흡연, 오물 투기, 식물 채취 등 불법·무질서 행위가 완전히 사라지고, 

건전한 탐방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강력한 단속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