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연휴 바가지 상술 극성, 불법행위 적발 177% 급증 "다시는 한국에 안오고싶다"
지난 춘제(春節·설) 연휴에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인 첸모(25)씨는 서울 동대문의 한 노점에서 김밥 한 줄을 1만원에 샀다.
바가지인 줄 알면서도 다투기 싫어 그냥 귀국한 그는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글에서
'노점 주인이 내가 중국인이란 걸 알고는 가격을 올려 요구했다.
다시는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고 썼다.
올 설 연휴 우리나라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서 일본에 역전을 당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Ctrip)에 따르면
올 춘제 기간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 600여만명이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태국, 일본, 한국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한국이 일본보다 앞선 2위였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각종 불법행위는 이들의 재방문율을 낮추고 다른 나라로 향하게 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 설 연휴에도 이런 불법행위가 줄어들기는커녕 급증했다.
◇외국인 관광객 상대 불법행위 급증
경찰청은 15일 "춘제 기간을 포함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을 상대로 한 '짝퉁' 상품 판매,
무등록 숙박업소 운영, 택시·콜밴 불법 영업 등 불법행위 414건을 적발해 104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춘제 기간 외국인 관광객 대상 불법행위 단속 건수(149건)보다 17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짝퉁(위조 상품) 판매와 가격 미표시 등 쇼핑 관련 건수가 178건으로 가장 많았다.
무등록 숙박업소 운영 등은 84건, 택시·콜밴 불법 운영은 22건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게리쏭 9 콤플렉스 마유크림' 등 가짜 화장품 2만개(10억원 상당)를 만들어
서울 명동·홍대 일대에서 중국인들에게 판 혐의로 A(41)씨 등 6명을 입건하고,
팔다 남은 가짜 화장품 4400여개를 압수했다.
가짜는 진짜 마유 크림을 흉내 냈지만 미백 효과에 필수적인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명동에서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짜 명품 지갑과 가방 등을 팔아온 판매상 B(34)씨를 입건했다.
씨는 진품이면 수백만원에 달하는 루이뷔통 가방의 짝퉁을 9만원에 팔았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20%에 불과한 배경에는 한국 상인들의 이런 불법행위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으로 발길 돌리는 中 관광객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598만4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2.3%가 줄었다.
반면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은 499만4000여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메르스 여파로 한국행을 취소한 중국인이 많았던 반면 엔화 약세로 일본 쇼핑객이 늘면서
양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의 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런 추세는 이번 춘제 연휴에도 이어져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앞섰다.
관광업계는 짝퉁 판매나 바가지 씌우기 등 관광객을 상대로 한 상인들의 불법행위도 이런 추세 변화의 주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서울 동대문 상인 김모(37)씨는
경기 침체로 내국인 상대 장사가 안 되자 일부 상인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워 벌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의 전체 불편 신고(1154건) 중 쇼핑 관련 신고가 3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관련 신고가 전체의 67.8%를 차지했다.
조선일보 김충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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