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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시장을 말한다] 아웃도어 시장의 지각변동 ‘등산에서 애슬레저로?

tkaudeotk 2016. 2. 11. 12:35



기존 등산장비에서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 전환 이어져
전문가들, 아웃도어 브랜드 ‘옥석가리기’ 시작됐다는 의견

요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지각변동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한 성장기를 거쳐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던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너나할 것 없이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며 아웃도어 호황에 동참했던 기업들은 슬그머니 브랜드 철수에 나서고 있고 

국내 상위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하위 브랜드를 대폭 축소·통합하거나 콘셉트 방향을 대폭 수정하는 추세다. 


휠라코리아는 5년 동안 전개했던 아웃도어 사업부문 영업을 중단했다. 

금강제화는 2020년까지 남아 있는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헨리한센’의 국내 판권 계약 연장을 포기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도 2013년부터 전개한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을 철수했다. 

이랜드그룹도 영국 아웃도어 브랜드 ‘버그하우스’를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하그로프스’는 국내에서 

‘하그로프스코리아’란 이름의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다가 최근 아식스코리아로 흡수되었다. 

사업을 철수하는 대신 기존 등산장비에서 골프웨어나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의 변화를 꾀하는 곳도 있다. 

휠라코리아는 아웃도어를 접는 대신 기존의 골프, 키즈 부문을 더 견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밀레는 젊은 층을 겨냥했던 세컨드브랜드 ‘엠리밋’을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스포츠 브랜드로 콘셉트를 바꿔 

러닝, 피트니스, 하이킹, 워터스포츠 등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웨스트우드’를 전개하고 있는 젯아이씨는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엘레쎄(ellesse)’의 라이선스를 인수하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새롭게 선보인다. 

K2코리아도 유럽 스포츠 웨어 ‘다이나핏(Dynafit)’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2017년부터 첫 선을 보인다. 

다이나핏은 스키 관련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리딩 브랜드 중 하나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2030 젊은 층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옥석을 가리고 있는 중

이를 두고 아웃도어 전문가들은 “쉽게 말하자면 등산장비 시장에서 애슬레저(Athleisure)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애슬레저는 ‘애슬레틱(Athletic, 운동경기)’과 ‘레저(leisure, 여가)’의 합성어로 

러닝, 피트니스, 요가, MTB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스포츠를 말한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트레일 러닝, 마라톤, 서핑 등이 인기를 끌고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되면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애슬래저 시장이 대폭 성장하고 있다. 

2015년까지 애슬레저 시장은 약 4,000억 원 규모였지만 2018년엔 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이대로 쇠퇴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쇠퇴’라는 표현보다는 ‘조정과 안정화’라는 표현을 조심스럽게 쓴다. 

아웃도어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치열하던 치킨게임을 끝내고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라고 보는 견해다. 

즉, 아웃도어 시장이 축소되면서 국내 시장 규모에 맞게 재조정되고 소비자로부터 제품을 검증받은 상위 브랜드들이 살아남게 되어 

아웃도어 시장의 규모가 정해지고 안정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아웃도어산업협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은 2005년 1조 원대에서 2012년 7조 원대까지 성장했다.

이는 세계에 유례 없는 시장 규모였다. 

하지만 이제 등산복 하나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는 만큼 예전 같은 큰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견해다. 

실제로 아웃도어 업체들은 2015-2016 FW 시즌 이상고온현상과 경기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력 제품인 다운재킷 판매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상위 브랜드의 소위 ‘히트 제품’들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는 평이다. 

소비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어느 정도 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2월 열렸던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산업전 (SPOEX)의 아웃도어 패션쇼. 

기존의 등산복 디자인과 더불어 애슬레저 의류가 함께 선보였다.



아웃도어 브랜드 업체들은 매출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우선 광고·홍보비용을 대폭 삭감하는 추세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때일수록 오히려 광고·홍보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지금이 광고를 하기에 더 좋은 시기’라고 평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이제까지 아웃도어 업체들이 전개했던 것처럼 인기스타를 내세운 고비용 광고 집행은 그 효과가 마지노선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자연보호나 사회기부 등 캠페인과 사회적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더욱 낮추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대폭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등산장비 가격의 거품이 걷히고 있지만 

이는 결국 다른 겨울 옷 장사를 망치게 되는 모양새고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이후 방향에 대해 대체로 두 가지 방향을 예측한다. 

첫 번째는 앞서 말한 애슬레저 시장으로의 전환과 확장이다. 

이는 골프웨어 진출, 해외진출 모색 등과도 일맥상통한다. 규모가 작아지는 아웃도어 시장 대신 또 다른 ‘파이’를 찾아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큰 방향으로 거론되지만 다른 사업으로 진입하는 것부터 안정권에 들어서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두 번째는 일본의 경우처럼 아웃도어와 라이프스타일 캐주얼이 동반성장하는 방향이다. 

일본의 경우 1조 5,000억 원가량의 아웃도어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만 등산복, 등산화 등의 등산장비는 30% 정도고 

나머지 70%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과 어반 캐주얼, 스트리트캐주얼 등이 차지하고 있다. 

등산복은 멀티숍 위주로 판매된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방향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를 증명하듯 아웃도어 업체도 하나둘 편집숍에 진출하는 모양새다.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MEH)는 최근 서울 삼청동에 편집숍 ‘더 릿지 354’ 3호점을 오픈했다. 
2015년 1월 강원도 평창에 1호점,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2호점에 이은 3호점이다. 
이곳에서는 밀레, 엠리밋, 나파피리 등 자사 브랜드를 비롯해 루디 프로젝트, 첨스, 오피넬, 바이오 라이트, 
콘트 오브 플로렌스, 터틀 등의 브랜드를 함께 전시해 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바이크, 스케이트보드, 서핑, 백패킹 장비 등을 전시한 ‘어바웃(URBOUT)’ 등도 젊은 아웃도어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문난 편집숍이다. 
가격보다는 성능과 디자인에 더 관심을 보이고 구매로 이어지는 젊은 층의 성향에 따라 이런 아웃도어 편집숍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웃도어+라이프스타일+스포츠’

그동안 고기능성 아웃도어 장비로 한껏 눈이 높아진 소비자들은 이제 일상생활에서도 고기능성을 기대한다. 
이른바 ‘테크니컬 라이프스타일’이다. 소비자들은 등산복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입어도 튀지 않고 멋이 있으며, 
캐주얼 의류지만 등산복 못지않은 기능이 있기를 원한다. 
기존 아웃도어 시장에 라이프 스포츠스타일의 접목이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월간 산 2016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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