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술에 매우 관대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학 신입생이나 회사의 신입 사원 환영회를 비롯해 송년회 등에도 술이 빠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이 세계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으나 실제로는 그렇지않다.
교통사고나 자살 등 웬만한 지표들에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인 것이 많지만 술소비량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OECD 자료를 보면 2012년 기준 34개 주요 나라들의 1인당한 해 술 소비량은 평균 9.5리터였다.
포도주로 환산하면 이양은 한 해 100병 정도를 마신 셈이다.
우리나라는 1인당 한해 평균 술 소비량이 9.1리터로 OECD 주요 국가의 평균 수준에 약간 못 미친다.
술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1인당 한 해평균 술 소비량이 12.3리터나 되는 에스토니아였고,
이어 프랑스(11.8리터), 11.6리터인 체코와 아일랜드 순이다.
참고로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미국(8.6리터), 캐나다(8.1리터), 일본(7.2리터) 등이고
최하위 수준은 이스라엘(2.7리터), 터키(1.6리터) 등이다.
평소 주변에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매우 많은데, 왜 술 소비량은 평균 이하일까?
답은 간단하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마시고, 아예 또는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때문이다.
최근 나온 연구 결과에서도 평소 술을 마시는 우리나라 남성 4명 가운데 1명은 고위험 음주를 하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을 보면
고위험 음주는 하루 알코올 섭취량을 소주로 환산할 때 남성은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을 마시면 해당된다.
알코올 양으로 따지면 각각 50그램, 40그램 이상이다.
강 희 택 강 남 세 브란스 병 원 가 정 의 학 과 교 수 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남성 음주자의 25.2퍼센트는 고위험 음주자였다.
반면 여성 음주자의 경우 고위험 음주에 해당되는 비율은 4.7퍼센트로 낮았다.
연구 팀은 또 고위험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음주자들의 혈당 수치를 조사했다.
그 결과 고위험 음주자들의 평균 혈당은 중도 또는 저위험 음주자들에 견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날 만큼 크게 높았다.
연구 팀은 이를근거로 당뇨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 음주자들은 저위험음주자들에 견줘 50퍼센트 더 당뇨에 걸릴 위험이 컸다.
여성의 경우 음주 위험도에 따라 당뇨에 걸릴 가능성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음주에 해당되는 여성이 적어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분석되지는 않은 것이지 음주가 당뇨발생에 관계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술 하면 대부분 간에만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연구 결과 췌장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알코올 자체도 칼로리가 높으며, 술을 마실 때 칼로리가 높은음식을 안주로 먹기 때문에 비만이나 당뇨 가능성을 높인다.
연구 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번에 마시는 술의양을 줄임과 동시에 술자리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 가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은
과음이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는 계속 나오고 있지만 술 소비량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인들에게 과음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음주가 빠지지 않는 회식 등 음주 문화나 주류 산업을 감안하는 정부의 정책이 먼저 바뀌어야
음주의 고통으로부터 그나마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김 양 중 한겨레신문 의료 전문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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