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이기는 음식
지난 여름 휴가 때 마트에서 구입한 홍어에 시원한 막걸리를 곁들였더니 마음은 물론 몸까지 가뿐해졌다.
홍어는 가오리과의 생선으로 잘 자란 것은 길이가 150㎝나 된다.
몸통은 마름모꼴로 가오리와 비슷하나 좀 더 둥글고 가로로 퍼졌으며,머리 · 주둥이 · 눈이 작다.
주로 우리나라 연해,일본 중남부 근해,
동중국해 등지에 분포하는데 요즘은 칠레산 홍어가 수입돼 국산보다 많이 유통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막걸리 열풍이 불더니 공교롭게도 칠레 연근해에서도 수확량이 줄어들었고
요즘은 아르헨티나나 우루과이산 홍어가 수입되는 상황이다.
한국사람의 식성이 지구 반대편의 어종 분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홍어는 연골어류라 골질이 연하고 육질에서는 상어류와 비슷한 특이한 냄새가 난다.
이 냄새는 암모니아 또는 트리메틸아민에 의한 것으로
홍어가 죽은 후 부패세균에 의해 요소 및 산화트리메틸아민 성분이 변화해 발생한다.
그러나 육질은 크게 변하지 않아 인체에 해롭게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소화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잘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호남지방에서는 홍어가 없으면 잔치를 하지 못할 정도로 귀한 음식이다.
홍어는 구이,회 무침,탕으로 먹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애용되는 것은 홍어회다.
항아리에 깨끗한 짚을 깔고 그 위에 홍어를 넣어서 1주일 이상 발효시키면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홍어맛을 제대로 안다면 군침을 삼키게 된다.
홍어는 성질이 차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힘을 길러주고 기운이 강해진다.
따라서 따스한 성질을 가진 막걸리의 안주로 잘 어울린다. 게다가 질 좋고 소화되기 쉬운 단백질을 공급해
술로 인한 간의 피로와 단백질 손실을 벌충하는 효과까지 발휘한다.
홍어를 끓이면 연골이 젤라틴으로 변해 국물이 흐려지는데
몸에 열이 많아서 오줌이 혼탁하고 뿌연 남성의 증상을 개선해준다.
또 오줌을 눌 때 음경이 아프고,잡물질이 많이 나오는 사람에게도 좋다.
홍어탕은 소화를 촉진하고 식욕을 되돌려주는 효과도 있다.
이번 주말엔 홍어와 막걸리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회포를 풀고 막혀 있던 가슴을 뚫어보면 어떨까.
김달래 <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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