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마크 로스코(Mark Rothko) 展

tkaudeotk 2015. 5. 5. 20:19

그림이 건네는 위로, 마크 로스코 展





그림이 건네는 위로, 마크 로스코 展

 

 

현대미술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그림 50여 점이 한국에 찾아왔습니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만약 그의 이름이 낯설다면, 처음 그의 작품을 보고 너무 단순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마크 로스코 작품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그 단순함에서 비롯되는데요. 

아마 그런 이유에서 스티브 잡스가 사랑했던 화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마크 로스코 전의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며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시의 섹션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화의 시대, 색감의 시대, 황금기, 벽화의 시대 및 로스코 채플, 마지막으로 그의 죽음과 함께 한 부활의 시대 작품 순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크 로스코의 인생을 따라 그림을 바라보면 관람객들이 자신의 그림을 어떻게 감상하기를 원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신화의 시대

 

프로이트가 자신의 심리학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 인물을 사용하듯, 마크 로스코 역시 초기에는 신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합니다. 

그런 자신을 ‘신화 제작자’라 칭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왜 신화에 관심을 두게 되었을까요? 

그는 고대부터 내려오는 신화야말로 모든 문화를 관통하며 인간의 본원적인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으로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느낀 인간의 불행을 한 차원 높여 보편적인 불행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잘 느껴집니다.



개인의 비극이 드러나는 마크 로스코의 <안티고네>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안티고네>를 통해 그는 인간의 본원적인 비극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오이디푸스의 딸인 안티고네가 자신의 동생이자 반역자인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길거리에 방치하라는 왕의 명령을 어기고 

땅에 묻어주는 모습에서 국가에 맞서는 개인의 고통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색감의 시대



움직일 것 같은 마크 로스코의 <무제>ⓒ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1946년, 마크 로스코는 기존의 그림들과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멀티폼(Multiform)이라고 불리는 이 양식은 캔버스에 색 덩어리를 이용하여 공간과 색을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로스코는 자신이 평생을 염원해온 새로운 형태의 미술을 창조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러한 추상을 그리기 전, 그는 면의 크기와 색의 농도를 머릿속에서 수없이 조합한 후 직관적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생각하는 시간에 비해서 실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매우 짧았고, 로스코 역시 그림을 그리는 것만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해왔습니다. 

<무제>를 살펴보면, 이 시기부터 로스코는 존재하는 대상을 그리는 구상 표현에서 벗어난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품을 보면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그림이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황금기

 

 

그림은 사람과 교감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며 

감상자에 의해 확장되고 성장한다.   -마크 로스코




관람객들을 긴장시키고 압도하는 마크 로스코의 <무제>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그린 황금기에는 색감의 시대에 비해 작품에 존재하는 색 덩어리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자체에서 인간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실제로 그의 그림은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거대한 캔버스 안에 치열하게 놓인 색채들을 바라보면 

내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대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마크 로스코는 자신이 의도하는 방식대로 관람객들이 작품을 봐주기를 원했습니다. 

어둡고 조용한 공간에서 45 센티미터 앞에서 작품을 보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45 센티미터라는  거리가 실제로 그림을 앞에 두면 너무 가까워서 놀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방식으로 관람자가 작품과 교감하기를 원했습니다. 

또한, 일부러 캔버스의 크기를 크게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큰 작품 안에서 자신을 찾고 싶었다고 마크 로스코는 말합니다.

 

 

시그램 벽화

 

 

이건… 널 위로하고 생각하게 만드는거야
벽에 거는 장식품이 아니라고…!!   -마크 로스코




시그램 사의 벽화가 되지 못한 <무제> 스케치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1958년, 시그램 회사에서 마크 로스코에게 회사 신축 건물 1층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 위치할 벽화를 그려 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러나 레스토랑에 방문한 후 마크 로스코는 고급스러움에 거부감을 느껴 결국 벽화를 그리는 것을 거절합니다. 

그곳에 큰돈을 내고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지 않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많은 돈을 거머쥘 기회를 자신의 그림에 대한 철학과 다르다는 이유로 거부하였습니다.

미술품이 단지 장식품이 되는 것을 거부한 것입니다. 

이 일화는 그가 그림에 대해 어떠한 철학을 가졌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로스코 채플


휴스턴에 있는 로스코 채플 내부 사진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시그램 벽화와는 반대로 마크 로스코의 그림에 대한 철학이 잘 표현되는 것이 바로 로스코 채플입니다. 

로스코 채플은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공간으로 예배당에 잘 어울릴 만한 회화 연작을 부탁하였습니다. 

로스코는 그 채플을 갤러리이자 사람들의 영혼이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로 탈바꿈해 놓았습니다. 

예술의 전당 전시실 내에서 로스코 채플을 재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마크 로스코의 작품들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명상에 빠질 수 있습니다.]

 

 

부활의 시대

 

그림을 응시한다면 마치 음악이 그런 것처럼 당신은 그 색이 될 것이고 
전적으로 그 색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 마크 로스코

 



붉은 빛이 강렬한 마크 로스코의 <무제(레드)>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


이 전시실에는 마크 로스코가 죽기 전에 그렸다고 알려진 작품 <무제(레드)>가 있습니다. 

‘피로 그린 그림’이라는 별명을 가진 만큼 강렬한 붉은색이 눈에 띄는 이 작품 앞에 서면, 

그 누구라도 그 색에 압도되어 쉽게 자리를 뜰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 그림을 본 제인 딜렌버거 라는 미술사학자는 작품을 보자마자 

캔버스에서 공포를 느끼고 마크 로스코를 잡아 줘야 한다고 울부짖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아무도 그녀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았고, 

결국 마크 로스코는 10개월 뒤 작업실에서 숨을 거둔 상태로 발견됩니다. 

실제 이 작품을 마주하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붉은 나머지 생명이 아닌 오히려 죽음에 서서히 다가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두운 조명 아래서 잔잔한 클래식과 함께 감상하는 마크 로스코의 그림은 

책과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그 거대한 캔버스에 압도당해서 작품을 보는 내내 머리로는 아무 생각을 할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과 그림이 마주하며 하나하나 교감할 수 있는 순간을 그의 작품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에 의해 성장하는 마크 로스코의 그림들, 만나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 전시 안내 
- 전시명 : 마크 로스코 전
- 기간 : 2015년 3월 23일(월)~2015년 6월 28일(일)
-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 운영시간 : 11:00~20:00 ※ 관람시간 40분 전 입장마감 
- 관람료 1) 성인 : 15,000원 2) 청소년 : 10,000원 3) 어린이 : 8,000원

 

* 참고 자료

[도서] 마크 로스코 展 도록 / 민음사 / 2015
[네이버 지식백과] 안티고네 [Antigone] (고전해설ZIP, 2009.5.10, 지만지)
http://blog.naver.com/planetlover?Redirect=Log&logNo=220316562818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김현정(글) / 정미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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