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통일교 고위 목사 성추행 사건 '일파만파

tkaudeotk 2015. 2. 24. 20:18

피해자 이모씨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호소문’ 민원 접수…

대검찰청 접수, ‘순결’ 내세운 통일교에 치명적…가해 목사 비호하던 교회 간부들 전전긍긍


[박주연 기자] 


 국회의장과 대법관을 역임한 인사와 서울대 교수 등 사회지도층의 잇단 성추행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불거진 가운데 

‘순결’을 지상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실세 목사가 여신도를 성추행한 사건이 교인들 사이에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자신을 기독교 모태 신앙인이라고 밝힌 이모(여·48)씨는 최근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올린 ‘통일교 목사 성추행 피해자 호소문’을 통해 

“통일교 핵심 간부인 강남교구장이자 서울 역삼동 통일교강남교회 조모 목사한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씨는 “통일교 본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쉬쉬하며 오히려 조 목사를 비호하고 있다.”며 

“조 목사의 성추행에 대해 직접 사과를 받고 싶고, 처벌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통일교 강남교회는 우리나라 통일교회 중 신도수가 가장 많은 상징적인 교회로 알려졌다. 

통일교는 신도가 운영하는 ‘천일국신문고’에 이씨의 호소문이 게재돼 조회수 1만 이상을 기록하면서 

조 목사와 통일교 한국협회 지도부를 질타하는 댓글이 잇따라 달리자 17일 이 홈페이지를 전격 폐쇄했다.

이씨의 ‘통일교 목사 성추행 민원’은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게시된 직후인 2월 10일 대검찰청으로 분류돼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가 지난해 10월 경찰에 고소해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넘어가 

서울중앙지검에 계류 중인 사건(2015형 제995호)과는 별도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고위 목사의 성추행 문제로 일파만파 혼란을 겪고 있는 통일교의 한국본부 건물. 

연초엔 통일교 신도대책위의 '대통령 하야' 운운 망언으로 보수시민단체의 시위가 잇따랐다.


여성사업가인 이씨는 실명 호소문을 통해 조 목사의 성추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먼저 “지난해 5월 대학원 선배 소개로 통일교 외곽단체인 평화대사협의회 세미나 참석을 계기로 

통일교강남교회에서 주최한 신입회원 환영식에 갔다가 조 목사한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호소문에 의하면 1차 성추행은 이씨가 통일교회에 나간 첫날 발생했다. 

신입회원 환영회가 끝난 직후 조 목사는 교회 인근 사케 집으로 데려가 ‘딱 내 스타일’이라며 이씨의 손과 어깨를 만졌고

, 자리를 파해 교회 주차장에 세워 둔 차를 가지러 가는 사이에도 손을 잡으며 

“교회 사택에 사는데 아내가 마침 외국에 나가 있고 내일 들어오니 자고 가라”고 유혹했다는 것이다.

화가 난 이씨는 다음 날 통일교를 처음 소개한 사람에게 

“그런 말도 안 되는 목사가 있는 교회를 왜 소개했느냐”고 따지자 

그는 “조 목사의 사과를 받아주겠다. 교회 내부에서 징계할 거다.

 그런 교회가 아니다. 좋은 목사도 많다”고 위로하면서 5월25일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씨가 주장하는 조 목사의 2차 성추행은 그날 발생했다.

당시 조 목사는 1차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과를 받으려 찾아간 이씨에게 다시 식사 제안을 했고, 

가는 차안에서 “사업을 도와주겠다”며 이씨의 손을 잡는 등의 행위를 했다.

이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내가 손을 뿌리치면 칠수록 더 집요하게 손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보니 손을 안 주면 허벅지를 손으로 감싸고 하기에, 이러다가 중요한 곳에까지 터치가 들어올까 두렵기도 하고, 

그날따라 비도 오고해서 혹여 사고가 날까하여 손을 잡힌 채 음식점에 도착했습니다”고 묘사했다.

조 목사는 이 밖에도 음식점 등에서 이씨의 어깨를 감싸고 손과 다리를 만지는 등의 행위를 했고

 “오늘 집에 들어가지 말라” “여자의 자궁” 등등 부적절한 발언들을 이어갔다. 

조 목사는 이씨가 뿌리치자 “이 손을 놓으면 사업을 안 도와주겠다. 

오늘 사택에 안 들어가겠다. 노래방에 가자”고 유혹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자리를 뿌리치고 나온 이씨는 조 목사가 이후에도 제3자를 통해 다시 만나자는 제안을 해오자 참다못해

 조 목사를 상대로 지난 10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조 목사는 자신의 성희롱과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교회 나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열심히 한다고 손 한번 잡아주고 어깨 한번 만져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지난해 11월 경찰 조사와 최근 이루어진 모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신입 회원들과 단합 차원에서 어깨동무하고 하이파이브 한번 했을 뿐”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씨의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수개월 째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해자 진술이나 가해자 대질심문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일부 언론사가 이 사건 취재에 나섰지만 보도되지 않고 있어 교회 측의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또 다른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씨는 호소문 말미에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직접 국민께 호소하기 위해 이 호소문을 작성했다”며 

“부디 양심 있는 사람들은 나의 호소에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성추행 사건 이후 심한 불면증, 강박관념 등 스트레스로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자는 성희롱 및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조 목사의 반론권 보장을 위해 

2월 11, 12일 양일간 여러 차례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문자도 보내 취재에 응해달라고 했으나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문선명 총재에 의해 1954년 창교된 통일교는 순결을 바탕으로 한 참사랑과 참가정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교리를 가진 종교로 알려져 있다. 

통일교가 운영하는 충남 아산의 선문대학교에는 순결학과까지 개설돼 매스컴에 오르내리기도 했고, 

통일교가 진행하는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은 전 세계 선남선녀 수백만 명이 동참해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박주연 기자  |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