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73사단 다문화가정 쌍둥이 (서울=연합뉴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6살때부터 필리핀에서 자란 육군 73사단 채수동, 수명(23) 상병.
쌍둥이 형제인 이들은 지난해 6월 군에 자원입대했다. 2012.7.18 << 국방부 >> photo@yna.co.kr
10년 뒤 1만 명 예상…이주여성 "국민 군입대 당연"
<※편집자 주 = 국내 다문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다문화가정 출신 청년들이 군에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장기적 안목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다문화 군대의 현황과 전망, 정책 방향을 짚어보는 특집기사 두 건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충성을 다하고 법규를 준수하며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고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군인복무규율에 명시된 입영선서문이다.
현재 대한민국 군인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국가와 국민'이지만, 2012년 2월 22일 군인복무규율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국가와 민족'이었다.
입영선서문이 다문화 입영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군은 '민족'을 '국민'으로 바꿨다.
다문화가정 출신 입영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군이 입영 대상자 개념을 확대한 것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금 증가 추세로 보면 10년 뒤 군에 입대할 다문화가정 자녀 수가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 10년 뒤 다문화 현역병 1만 명 예상 =
한국인 부모의 출생아가 전년보다 10.1% 감소한 데 비해 다문화 부모의 출생아는 7.1% 감소해
지난해 다문화가정 출생아 중 남아는 1만838명으로 전체 남아 22만3천883명 중 4.8%를 차지한다.
1990년대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 중 일부는 벌써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나 군에 입대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결혼이민자의 자녀들 중 올해 징병검사 대상인 만 18세 남성은 1천719명이다.
다문화가정 28사단서 안보현장체험 (동두천=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20일 육군28사단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안보현장체험'에서 참가자가 부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전국부 기사 참조>>2009.3.20rao@yna.co.kr
통계청과 행정자치부 집계를 종합해 보면, 군 복무기간 2년으로 따져 10년 뒤에는 다문화가정 출신 현역병이 1만 명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 '다문화 군' 현실로…군 복무 1천 명 = 2010년까지 병역법은 "외관상 명백한 혼혈인은 제2국민역으로 편성해 군 복무를 면제"했다.
, 법 개정으로 2011년부터 피부색에 상관없이 한국 국적이면 똑같이 병역 의무를 지도록 했다. 군 입대도 속속 늘어났다.
국방부가 병무청에서 받아 공개한 '다문화가정 출신 병사 입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2명, 2011년 156명, 2012년 228명, 2013년 306명, 올해는 6월까지 185명이 입대했다.
훈련이 힘들다는 해병대에도 지난해 14명이나 자원 입대했다.
현재 복무 중인 병사 557명을 포함, 병역 의무를 이행했거나 이행하고 있는 다문화 장병은 모두 927명이다.
이 자료가 병무청이 징병 신체검사에서 부모의 국적을 밝힌 병사들만 집계한 내역임을 감안하면, 실제 다문화 장병은 1천 명을 넘을 수도 있다.
2012년에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다문화가정 출신 부사관이 두 명이나 나오는 등 이들이 맡는 군에서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두 부사관 후보생은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이며 존경받는 간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혀 다문화 군대의 도래를 알렸다.
다문화가정 28사단서 안보현장체험 (동두천=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20일 육군28사단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안보현장체험'에서 참가자들이 부대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전국부 기사 참조>>2009.3.20rao@yna.co.kr
이들 중 한 명은 제대했고, 다른 한 명은 군 간부로서의 경력을 쌓고 있다.
◇ "우리 아이 군대 당연히 보내야죠" =
한국에서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는 이주여성들 역시 법에 따라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낼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보통 한국 엄마들에 비하면
이주여성들은 아들의 병역 의무를 훨씬 더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냉대를 조금은 해소해 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베트남 출신으로 17년 전 한국에서 결혼해 아이 둘을 낳아 기르고 있는 이주여성 원옥금(39) 씨는
"우리 아들(중학교 2학년)이 크면 당연히 군대에 보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에서 살면서 아들은 군대를 가야 남자다워진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며
"본인 자신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기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문화가족이 한국 국민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아들의 군 생활이 걱정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이가 사회성이 좋고 부지런하기 때문에 잘 적응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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