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더 행복해지기

tkaudeotk 2014. 4. 27. 18:29




포츠 심리학자 롭 길버트 교수가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들어가서 물었다. 

  “얘들아,너희들 중에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 있니?” 
  모든 아이가 열정적으로 손을 들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춤출 줄 아는 사람?” 
  다시 모든 아이가 손을 들었다. 
  ㅡ어떤 아이들은 뛰면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또다시 교수가 물었다 “
  그럼 그림을 정말로 잘 그리는 사람은?” 
모든 아이가 다시 손을 들었다. 
그날 저녁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박사 과정 수업에 들어가서 동일한 세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첫 두 질문에 학생들은 열정적이기는커녕 몇 명이 어깨만 으쓱거렸다. 
그림에 관한 마지막 질문에서도 한 사람이 마지못해 손을 들었다.

 동일한 현상이 커플 관계에서도 지속된다. 
모든 아이가 자신에게 힘과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듯이, 
연애를 시작하거나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들은 대부분 이런 낙천주의와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며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커플들도 자신들의 강점은 잃어 가고 문제에만 집중하게 된다.
따라서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부부 관계에서 강점을 인식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토마스 칼라일의 “약자의 길에 장애물이 되는 돌덩어리가 강자의 길에는 디딤돌이 된다.”는 말처럼 
커플 관계의 친밀감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정직하게 진단하고 
더 나아가 장애물을 관계를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

 얼마 전 칼라일의 이 말을 직접 실천하는 한 부부를 만났다. 
해맑은 표정이 많이 닮은 젊은 부부가 문을 열고 상담실 안으로 들어왔다.
품에 안긴 아기의 표정도 봄 햇살같이 부드러웠다.“더 행복한 부부가 되고 싶어 왔습니다!” 
가장 반가운 소리다.
‘어쩜 이런 기특한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서 물었더니, 
상담 경험이 있는 지인이 ‘행복할 때 더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며 권유했다는 것이다. 
인리치(ENRICH)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이 진행되었다. 
부부 관계 5가지 유형(활기찬 부부, 조화로운 부부, 전통적인 부부, 갈등 있는 부부, 활기 없는 부부) 중전통적인 부부 유형이었다. 
이 유형의 부부들은 종교관, 전통적인 역할 관계, 가족과 친구들과의 강한 유대 등과 같은 
전통적인 영역들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부부 유형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성격 문제, 의사소통, 갈등 해결과 같은 영역들에서는 점수가 낮다. 
이 유형의 부부들은 그럭저럭 행복한 결혼을 유지하지만 때때로 서로에게 단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외부에서 보면 부부는 참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사소통과 갈등 해결 기술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부부 관계에 대해 대화를 하지 않게 되고 결국 정서적으로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 젊은 부부는 어떻게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갈등을 겪을 때 늘 어머니가 참아야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았고, 
부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참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는 모습이 늘 안타까웠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내가 자주 짜증을 내는 것이 힘들었다.
의사소통의 담이 생기면서 갈등에 대한 대화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원만한 결혼 생활이었지만 갈등에 대한 의사소통 부족과 여가를 통해 친밀감을 쌓을 수 없었던 것은
미래의 커플 관계를 위험에 처하게 할 잠재적인 위협요소였다. 
상담은 현재의 강점을 활용한 잠재적 위협 요소 예방에 초점을 두었다. 
이 커플은 종교, 재정, 성관계 영역이 강점이므로 두 사람에게 자신들의 강점을 활용하여 
약점을 보완할 수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남편 

서로의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일에 그동안 많이 부족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아내의 언어적 감정 표현에만 너무 치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비언어적 감정표현에도 관심을 갖고 대화의 방편으로 인정하는 자세를 지녀야겠다. 
그리고 갈등에 대해 대화하려고 하기보다 강점을 통해 대화하도록 노력하겠다. 
아침마다 큐티를 혼자 했는데 아내와 함께하며 아내의 이야기를 자주 들어주고, 더 많은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검사와 상담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알고 더 좋은 미래의 모습을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알게 되었다.
현재의 행복 통장에 좋은 기억을 많이 쌓아 가는 오늘의 삶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아내 

우리 부부의 강점과 약점이 정확하게 도출되어 신기하다.
남편과 함께 이야기하니 서로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와 생각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더불어 애써감추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 긴 시간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기 위해 나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부부간의 친밀감을 쌓기 위한 재정을 따로 준비하고, 아이에게 치우쳤던 관심을 돌려 정기적으로 둘만의 시간을 갖고, 
운동을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야겠다.

 강점 활용 방법을 잘 찾아내는 두 사람이 참 기특했다. 
부부 생활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강점들이 발견되지 못하고 묻힐 뻔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오늘 발굴한 강점이라는 보물들이 부부 관계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자신들도 뿌듯한지 상담을 끝낸 두 사람의 표정이 더 밝아졌다. 환해진 표정만큼
더 행복해질 부부 관계를 생각하니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져간다.
 김나미
삼육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 우리사이 대인관계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