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종교를 강요하며 멋대로 거액의 헌금을 낸 남편에게 파혼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B씨(64)의 유별난 '교회 사랑'은 1979년 큰 아들이 사망한 이후 눈에 띄게 심해졌다.
그는 교회와 신앙생활을 인생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가족들에게 자신의 신앙과 생활태도를 따르라고 강요했다.
아내 A씨(66)와 여섯 자녀들이 교회에 제대로 다니지 않으면 '사탄', '마귀'라고 부르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온 가족이 잠들어 있는 새벽에 혼자 일어나 이웃집에까지 들릴 정도의 큰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는가 하면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어 번 돈 1700만원을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교회 건축헌금으로 내기도 했다.
생활비나 자녀들의 학비가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B씨는 돈이 생길때마다 가장 먼저 교회로 달려갔다.
암투병 중인 아내에게는 "하나님 안 믿고 헌금 내는 것을 반대하니까 병에 걸렸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특히 B씨가 가진 땅이 2005년에 수용돼 보상금으로 60억원을 받게 되자
그는 가족과 아무런 상의 없이 3억원을 교회에 헌금했다.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나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가족들은 B씨의 태도로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 문제로 A씨는 B씨와 각방을 쓰다가 2011년부터 별거생활을 시작했다.
자녀들도 모두 B씨에게서 등을 돌렸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판사 이승영)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 및 재산분할로 4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B씨는 A씨와 자녀들에게 엄격한 종교활동을 강요하고
교회에 거액의 헌금을 기부하는 등 과도하고 독단적인 종교활동을 했다"며
"무엇보다 암투병 중인 아내에 대한 폭언이 원인이 돼
혼인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B씨가 종래의 생활습관이나 아내를 대하는 태도를 스스로 변화시켜
부부관계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워 보인다"며
"파탄의 주된 책임은 B씨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주 기자 트위터 계정 @kimyang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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