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길라잡이

소진증후군에 대하여

tkaudeotk 2013. 8. 1. 11:07




현대인들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간다. 

스트레스란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긴장 상태를 말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업무 효율을 높이고 기억력을 향상시키기도 하지만 
심한 스트레스는 우울증을 비롯한 다양한 정신과적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질환 중 하나가 소진증후군(Burn-Out Syndrome)이다. 

 소진증후군은 직장 내에서 직무 또는 대인 관계에서 기인하는 만성적, 감정적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다. 
특정한 일에 지나치게 몰두함으로써 어느 순간 자신이 하던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무기력감에 빠져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태로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프뤼덴버그(Herbert J. Freudenberger)가 
자신이 치료하던 한 간호사에게서 이 증후군의 최초 사례를 찾아내면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 증후군은 ‘소진’이라는 용어에서 알수 있듯이 활활 타오르다가 갑자기 모두 불타 버린 연료처럼 
한가지 일에 무리하게 에너지를 모두 쏟은 후 무기력해지면서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증상을 빗댄 말이다.

 이러한 증상은 대체적으로 완벽주의 성격의 사람들이 직업적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나타난다. 
자신의 욕망은 억누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항상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등 인정 욕구가 큰 사람,
일 자체를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사람 등이 이 증후군에 이환될 위험이 높다.
또한 외부적 요인으로는 직장에서 요구하는 업무량이 많거나 시간적으로 촉박하게 결과물을 요구할 때,
위계질서가 경직되어 있을 때, 역할에 대한 경계가 명확하지 않을 때, 팀워크가 불안정할 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자유가 부족할 때, 지지 체계가 부족할 때 이 증후군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자신이 기대했던 이상만큼 현실의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성취되지 못하면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쌓이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증후군의 초기에 발생하는 위험 신호로는 목표한 일에 대한 책임감이 커지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가졌던 일 또는 상대했던 고객들에게 헌신했던 마음이 점차 무뎌지고 삶 자체에 대한 흥미가 감소한다. 
그다음에는 자신을 책망하며 우울감에 빠지고 분노감이 발생한다. 
일의 효율성도 떨어지며 창의력, 판단력, 동기도 감퇴된다. 풍요로웠던 감성도 무뎌지고 삶 자체가 단순해진다. 
만성 피로감, 불면, 에너지의 감소뿐 아니라 두통, 요통, 소화 불량, 호흡 곤란, 만성 감기 등의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겪게 되고
결국엔 절망만 남아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소진된 사람들은 휴식과 재충전 없이 맡겨진 일을 끝까지 완수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하루를 보낸다. 
비단 직장인뿐 아니라 주부나 학생 등 ‘목표한 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와 같은 증상에 빠질 수 있다.
건강한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있더라도 극복하려 노력하고 쉽게 회복되며 삶의 일부로 즐겁게 받아들이는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든 주변의 일들을 냉소적으로 받아들이고 삶 자체를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소진증후군은 정신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고혈압, 허혈성 심장 질환, 대사증후군, 
신경 내분비 체계 및 면역 체계의 장애와 같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육체적 소진은 과도한 업무량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일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겠지만,
정신적 소진은 업무량을 줄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정신적 소진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을 일시적으로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소진될 수 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소진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작은 성취에도 만족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에 아무리 열정을 쏟아붓는다고 한들, 오래 지속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스로를 쉬게 해 주고 스포츠 등의 여가 생활을 통해 경직된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무조건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고 실수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좋겠다.
소진증후군의 증상이 직장 생활이나 일상생활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등 심각한 수준이라면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항우울제 등의 약물 치료와 정신과적 면담 치료를 함께하면 훨씬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진 증후군은 직업과 연관된 질환이므로 개인적인 노력뿐 아니라 
전반적인 직장 환경 및 사회 구조의 개선은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민수
고려대 신경정신과 교수



아스퍼거증후군에 대한 이해와 치료



아스퍼거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북미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10년 사이에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이 유행하고 있다. 
전형적인 아스퍼거증후군에 해당되지 않으면서, 사회적 관계 형성에서의 어색함과 경직된 사고 방식, 
지속적으로 특이하거나 엉뚱함을 보이는 대상에게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최근 대선 주자로 출마했던 분한테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고 
빌 게이츠나 아인슈타인도 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아스퍼거증후군의 표현 양상

 아스퍼거증후군이란 사회적인 상호 작용에 문제가 있고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나 관심을 보이는 
전반적 발달 장애(흔히 알고 있는 자폐성 장애)의 하나로,최근에는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보고 있다. 
아스퍼거증후군을 보이는 아이들 대부분은 정상 수준의 인지 기능을 보이기 때문에
학과 수업의 내용이나 언어 기능에서는 크게 지체되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지능 수치도 정상 수치(IQ 85)를 나타내는 아동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특정 영역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경우도 관찰된다는 보고도 꽤 있다.

 또한 아스퍼거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비록 동일한 진단을 받더라도 그 임상 양상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아스퍼거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때
‘특이하거나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학생들은 부적절한 사회성(관계 형성 능력)으로 인하여 흔히 ‘왕따’가 되기도 한다.
특이하고 애매 모호한 대상에 지나친 관심을 나타내는 그들은 근육 운동 기능 이상으로 
보행이나 여타 운동 기능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사회적 관습에 익숙하지 않거나 무지한 경우가 많으며 대인 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하는 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그들은 사소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이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다.

 성인기의 아스퍼거증후군

 성인기 아스퍼거증후군이라 생각되는 양상을 보면 

첫째,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대인 관계의 특이함에서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에서의 아스퍼거증후군 성인은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를 지속하거나 또는 직업을 갖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다.
직업을 가져도 직장 적응에 어려움이 많아 유지하기 어렵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경우라도 직업에서의 성취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둘째, 자폐적인 특징이 없으면서 증상이 유사한 경우,비언어성 학습 장애를 들 수 있다. 
여기서 강조할 점은 아스퍼거증후군은 자폐적인 증상을 동반해야 진단 내릴 수 있고 
막연히 사회성이 떨어진다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셋째, 사회적의사소통의 장애인데 언어 활용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대인 관계나 사회성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넷째, 심리적인 문제로 약간의 강박적인 성향이 있고 불안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심리적인 원인이 아니고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 기능의 이상으로 증상이 발현된다고도 한다. 
그럼 왜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길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병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과 마찬가지로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이 이런 병의 발현율이 높다. 
아스퍼거증후군도 이와 같으며, 남성에게서 훨씬 많이 나타난다.

 아스퍼거증후군의 치료

 개인의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어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치료 프로그램을 짠다. 
크게는 여러 치료 방법을 동원하여 불편한 증상을 감소시키고 
그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못했던 사회성 훈련, 대화 훈련, 직업 훈련을 시킨다.

 모든 치료가 마찬가지지만 문제가 있다고 발견된 초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발달장애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사회성 발달 훈련, 언어 치료, 시지각 발달훈련을 포함하는 인지 치료,
감각 통합 훈련을 포함하는 작업 치료, 마음 읽기(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의 감정은 어떤지 이해하는 치료), 
심리 치료, 약물 치료 등을 상황 및 발달 단계에 따라 적합하게 전문가와 의논하여 중도에 그만두지 말고 
성인기까지 꾸준히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는 아스퍼거증후군와 공존하는 문제들, 예를 들어 공격성, 불안, 우울, 주의 산만함, 
유연하지 못한 사고와 경직성,행동적 매너리즘 등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박민숙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졸업, 삼육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