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가족과 소통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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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이유로 외면 가족 해체·붕괴 위기에 문제해결 가정의 달 3부작 연속기획:1부 가족이 희망이다 |
"지금 가족과 소통하고 계십니까?"
디스플레이 부부', '한 지붕 두 가족' 등의 용어가 일반화될 정도로
가족 공동체의 해체와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족 공동체 붕괴에는 '경계가 없는' 우리 사회 특유의 가족문화와 그에 따른 구성원 간 갈등,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고 서열화에 몰두하는 사회 분위기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존재하지만
이를 위한 해결책은 '소통'이라는 공통된 답이 제시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족 구성원 간 식사 시간이 하루 평균 30여 분에 불과하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보여 주듯
이에 일선 상담사와 가족 문제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소통의 방식은
결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서 시작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그 방식은 작은 관심과 교육 참여를 통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50대 중반의 김정우(가명) 씨는 올해 대학생이 된 아들과 10년 가까이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했다.
직장 생활의 대부분을 타 지역에서 보내야 했던 정우 씨가 집에 머무른 시간은 주말이 전부였고,
그러는 사이 훌쩍 커버린 아들은 아버지에게 곁을 내주지 않았다.
어린 시절 아들은 한 달에 두세 차례밖에 보지 못하는 정우 씨를 향해 "같이 운동하자",
"함께 목욕탕에 가고 싶다"는 투정도 부렸지만 아버지의 부재가 길어지자
오히려 함께하는 시간을 불편해했다. 하지만 정우 씨는 억울하다.
집과 떨어져 생활하는 게 가장 힘든 이는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아들과 가족을 위해 그간의 고생을 참아왔는 데도 이를 몰라주는 아들이 오히려 서운했다.
자신을 본체만체하는 아들을 붙잡고 호통도 쳐봤지만 그럴수록 부자의 사이는 멀어졌다.

1박 2일 간의 아버지 학교에서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는 비로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아들이 느꼈을 상실감과 마음과 달리 퉁명하기만 했던 자신의 말투가 떠올랐다.
그리고 어린 아들이 그토록 목말라했던 '아버지의 존재'가 그때서야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는 결국 아버지 학교 수료식에 깜짝 손님으로 등장한 아들을 부둥켜 안고
"미안하다, 사랑한다"며 어린아이처럼 목 놓아 울었다.
이들 부자는 그동안 벌어진 사이를 메우기 위해 여전히 '즐거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가족 상담 건수는 지난 2004년 개설 당시 1273건에서 2011년에는 20만 3446건으로 폭증했다.
"가정마다 안고 있는 문제는 다양하지만 그 속을 들춰보면 본질적으로 본인이 가정내에서 만족감을 찾지 못하고
자기 삶을 잃어버리는 데서 문제가 비롯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스스로 당면한 문제를 바로 보는 눈을 갖고 경계 세우기를 통해 다른 이를 탓하고 의존하기 보다
백운희 기자 sudo@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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