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마주쳐서 찍은 패션 사진 같죠? 알고 보면 연출인 경우도 있어요.
미리 협찬받은 옷을 입고 사진가와 시간·장소까지 정해서 만나는 거죠…."
'스트리트 패션(street fashion) 사진'은 보통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멋쟁이를 찍은 사진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의 사진작가 스콧 슈먼(Schuman) 등은 이런 일반인 멋쟁이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면서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한국에도 몇몇 작가들이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부 패션업체들이 광고용으로 '연출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A 패션회사 대표는 "요즘엔 돈 주고 잡지 화보를 찍는 것보다 스트리트 패션 사진가와
옷 잘 입기로 소문난 일반인에게 돈을 주고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퍼뜨리는 게 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모델보다 옷 잘 입는 패션 블로거가 꽤 많거든요.
그들에게 옷을 미리 보내주고 스트리트 패션 사진가와 만나게 하는 거죠.
그렇게 찍은 사진을 웹에 올리면 때론 연예인에게 입히는 것보다 반응이 좋아요."
스타일리스트 B씨도 "길거리 사진 스타일링을 가끔 한다"고 했다.
"가로수길이나 한남동 골목에서 사진을 많이 찍잖아요.
그 거리 특색에 맞게 블로거들을 꾸며주고 패션 회사에서 돈을 받아요
이 블로거들은 이렇게 찍힌 사진 덕분에 유명해지니 좋고, 기업은 홍보가 되니 좋은 거겠죠."
사진 밑에 '이분이 입은 재킷은 요즘 유행하는 ○○○이네요' '역시 멋쟁이는 다르네요.
품절 직전이라는 △△△를 입으셨다니!' 같은 문구가 있다면
'길거리 사진'이라도 협찬으로 이뤄진 것일 가능성이 제법 높다고도 했다.
한 패션 사진가는 "스트리트 패션 사진까지 연출하는 최근 행태가 못마땅해서
몇몇 기업에 '그렇게 억지로 연출하는 사진은 안 찍는다'고 대답했다가 왕따가 돼 마음고생을 했다"고도 했다.
"광고 사진이 주 수입원이었고, 스트리트 패션 사진은 순수한 취미였는데,
스트리트 패션 사진 연출을 거부한다고 했다가 미운털이 박혀 광고 사진 의뢰까지 끊겼다"는 것이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를 감동시킨 사진 (0) | 2013.02.23 |
---|---|
22일부터 도시가스요금 4.4% 인상 (0) | 2013.02.20 |
맥주 마시면 살찐다고? 그건 전부 오해야! (0) | 2013.02.17 |
2013 설 (0) | 2013.02.14 |
미셸 오바마, 트위터에 김치 소개 (0) | 201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