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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습'...포장재는 꼭 비닐이어야 할까?

tkaudeotk 2020. 6. 6. 11:58

라면비닐 포장/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전국 마트와 백화점에서 비닐 봉투 사용이 금지됐다. 

잘 썩지 않아 환경을 훼손 시킨다는 이유 때문이다. 1회용 비닐봉투는 한 해 평균 210억 장이 쓰이고 있다.

이처럼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 규제를 시행하면서 바뀐 하루를 돌이켜 봤다.

장을 보기 위해 매일 마트에 가지 않을 뿐더러 백화점은 코로나19 때문에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물건을 담는 비닐봉투를 썼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또 '비닐 없이 하루 살기'라는 코너를 취재를 해보니 하루동안 비닐봉투는 한 장도 사용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과자, 라면, 각종 채소포장 등 생활용품 비닐이 대부분이었다. 

앞서 내용 처럼 식품 포장비닐이 주 였다. 

식품 포장비닐들은 정부의 규제 뒤에 숨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 비닐들 또한 일회용으로 구분 되는데 말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이 중 라면을 깊게 들여다 봤다.
 
국민 소울 푸드 라면...어디서 왔나

세계 인스턴트라면 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간 76.1개로 세계 1위일 만큼 

한국인들에게 라면은 소울푸드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면은 1년 4계절 내내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 

라면은 특수한 재질로 된 봉지나 컵으로 된 용기에 담겨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인스턴트 라면을 가장 먼저 개발한 나라는 일본이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형태의 라면은 1958년 일본 닛신식품 창업자인 안도 모모후쿠가 처음 개발했다. 

모모후쿠가 식당에서 어묵에 밀가루를 발라 튀겨 파는 모습을 보고 라면을 개발하게 된다. 

튀기는 과정의 원리를 이용해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하게 된다. 
 
1958년에 출시된 최초의 라면은 면 자체에 양념을 한 형태였다. 

그러다가 1961년 요즘 라면들처럼 면과 분말 수프가 따로 들어있는 형태의 라면이 출시됐다. 

이후 일본은 전쟁 중인 베트남, 중국 등을 상대로 라면을 수출하며 전 세계로 라면이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에서는 1963년 9월 15일 삼양식품이 국내 최초의 라면을 생산하면서 라면 산업이 시작됐다. 

이 때 출시된 제품이 현재도 판매 중인 삼양라면이다. 

삼양라면의 제품에는 'since 1963'이라는 문구가 아직도 새겨져 있다. 

이후 삼양을 필두로 농심, 풀무원, 오뚜기 등에서 다양한 라면을 출시하고 있다.
 
라면, 꼭 비닐포장이여야 하나? '소비자의 안전문제 때문'

이런 오랜역사를 가지고 있는 라면은 초창기부터 비닐포장재를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라면은 일본에서 시작했는데, 일본 전쟁 중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수출이 됐다. 

이에 보관이 오래되야 하고 자유로운 수출입으로 라면 내용물이 안전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닐이 사용 된 것"이라며 

"그렇게 지금까지 라면은 비닐 포장형태로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 5개짜리 한 번들을 확인해 봤다. 

라면 봉지 5개, 스프 5개, 건더기 5개 전체 포장비닐 1개로 16개의 비닐포장지가 발생한다.

이에 국내 환경 단체에서는 라면이 비닐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 

과대포장하고 있다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쌀이나 일부 식자재는 종이포장을 하는데 왜 가공식품인 라면은 꼭 비닐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각 기업의 사리를 채우기 위한 거 아니냐. 비닐봉투 쓰지 말기 캠페인은 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라면은 왜 빠져있냐"며 "종이는 가격때문이라고 하면 

안의 스프나 건더기 등과 전체 번들비닐 같은 경우의 과대 포장은 막아야 할 것 아니냐"고 격분했다.

이에 라면 업계는 내용물의 보존과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비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식품을 먹다가 이상한 물체나 이물질이 들어 있어 신고를 한 사례를 확인해 보면 '라면 제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이물질 신고 분석자료에 따르면 식품 유형별로 라면 같은 ’면류’가 13.9%로 가장 흔했고, 

이는 제품을 산 뒤 가정에서 장기관 보관하면서 벌레가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관리총괄과장은 "비닐로 포장된 면, 시리얼 등은 쌀벌레가 비닐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만큼 장기간 보관할 때는 

가급적 어둡고 습한 장소를 피하고 유통기한 지난 제품을 바로 폐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비닐로 쌓여 있는 라면은 업계가 말하는 "안전"하지는 않은 거 아닌가?

여기에 라면 비닐 포장의 이슈가 환경을 파괴 시킨다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이에 파생된 정책이 비닐봉투 사용 금지규제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제2기 국민환경 보건 기초조사에 따르면 봉지라면의 경우 

포장재질에 들어가 있는 가소세가 뜨거운물로 인해 물리적인 변형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용출되는 유해물질 등을 장기간 인체와 접촉하면 내분비계를 교란 해 장기손상이나 생식기장애가 올 수 있다. 

이에 평소 라면을 즐겨먹는 소비자 최모씨에게 라면비닐포장에 대해 물어봤다.

최씨는 "라면은 최고의 음식이지만 제품의 포장만큼은 우리와 지구에게 정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각종 유해성분 문제는 물론이고 자연 상태에서는 잘 썩지도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라면 기업들은 패키지 개발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비닐이나 플라스틱 재질의 패키지와 

라면을 먹을 때 사용하는 일회용 젓가락 등으로 유발되는 환경 오염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품 개발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마트의 라면코너/그린포스트코리아

라면업계, "비닐 대체할 만한 포장재 없어. 모두 소비자를 위한 것"

위의 내용에 대해 라면 업계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A 업계 "비용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부분(내용물의 보존성, 외관등) 완벽하게 대체할 수가 없어 

라면을 포함한 식품의 포장재로서 플라스틱(비닐)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종이를 사용하여 포장재로 활용할수도 있지만 기능적인 부분(내용물의 보존성, 외관, 인쇄성등)에서 

현재 사용 중인 플라스틱(비닐) 대비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품의 특성, 용도에 따라 상업적인 포장재로 사용하기에 제한이 있다"

B 업계는 "라면 포장에 있어 아직까지 종이는 비닐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고, 패키지 공정상 적용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며 

"종이 패키지의 경우, 심심치 않게 화랑곡 나방 애벌레 (통칭 쌀벌레)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쌀벌레는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비닐이나 프라스틱 포장재를 뚫고 침투해 알도 낳고 

변태과정도 거치는 만큼 아무래도 종이소재의 포장재는 이런 점에 더 취약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어 "공정상 문제가 가장 클 것 같다. 롤에 말려 있는 비닐 포장재는 다른 소재 보다 얇아 관리가 편하고, 

유연성이 있어 쉽게 구부러뜨려 형태를  만들 수 있음. 

또한 접착하는 방식도 접착제의 사용없이 열로 붙일 수 있어 간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며 

"단가 또한 좋아 소비자들에게 보다 좋은 가격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C 업계는 "품질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크다. 외부로 부터 내용물이 위협을 받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물이들어오거나 모양이 깨지거나 보관이나 유통과정에서의 가장 중요한 안전성을 비닐이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며 

"비닐과 다르게 종이는 흡수력이 뛰어나다. 

종이로 했을 경우 포장재질로 부터 오는 내용물이 이염이 되거나 잉크 같은 것에 오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하다. 

유해성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서는 비닐 만한 소재가 없다. 또 가격이 맞지 않는다. 

국민들에게 라면은 필수식자재다. 라면의 가격이 올라간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체포장재로 시도를 해봤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어떤것도 아직은 비닐만큼 대체할만한 소재가 없는 상황"이라며 "포장 개발팀이 무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시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공통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라면 종류 중 하나인 쌀면을 제조하는 업계에도 위와같은 질문을 했다.

관계자는 "아마 가격이 가장 문제가 될 것. 라면은 국민들이 쌀 다음으로 많이 찾는 식 자재 중 하나다. 

이런 라면을 종이나 친환경 용기에 담는다면 소비자 가격을 맞출 수가 없다. 

이에 가장 가성비가 좋은 비닐을 사용 하는 것. 그리고 안전성의 문제 때문일것이다. 

비닐은 물이나 더위 등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어떤 외부의 침입에도 끄떡 없다. 

투과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빛도 완벽하게 차단 되기 때문에 내용물의 변색이나 유통 과정에서도 모양이 틀어지거나 바뀔수가 없다. 

이는 제조가 완료 되어 라면이 완성 되고 나서 내용물로 어떤것도 들어갈 수 없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식품 전문가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식품위생 연구원은 "비닐을 쓰는 이유는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라면의 내용물이 산소를 만나면 산패라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산패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제품 포장시 산소차단성, 내충격성, 차광성 등 기능이 있는 포장재를 사용한다. 

따라서 2~3겹 이상의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알루미늄박 등을 접착해 만든다. 

라면 안의 은박지 같은 알루미늄 박은은 습기와 고온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내용물의 습기를 차단해 눅눅해지는 것을 막고, 햇빛 등 열을 받아 변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라면 비닐 포장 안전해? 그럼 친환경 라면비닐포장 제조하는 곳은 왜?

ㅍ라면 업계는 포장재 개발 단계서부터 유해한 화학물질은 사용하지 않으며, 

재활용이 100% 가능한 ‘환경을 생각한 포장재’를 적용키로 했다. 

친환경 전략을 필두로 원료, 제조, 판매, 포장, 폐기 까지 생각했으며 이 전략으로 식품 군에 생라면이 포함돼 있다.

또 최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바이오플라스틱 기반으로 100% 생분해성 비닐봉투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비닐봉투는 별도의 항균처리 없이 자체적으로 식품 부패를 방지하는 항균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이 비닐은 국내 시판 중이 라면 관련 스타트업들에게 먼저 제공되어 소비자들의 반응을 먼저 살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친환경 비닐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S업계는 친환경 PLA(옥수수전분) 생분한 비닐필름을 국내 S프랜차이즈 커피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PLA 필름은 단기간에 100% 분해되는 친환경 비닐이다.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만든 PLA 필름은 땅에 묻으면 

완전히 생분해(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되고, 유해성분도 남지 않는다. 유연성과 강도가 뛰어나고 인쇄하기도 좋다는 게 장점이다. 

S프랜차이즈 커피업계는 이 필름을 이용한 스프, 국물류를 판매하고 있다.

이 비닐은 활용범위도 넓어 라면이나 과자 등 식품의 포장비닐 이외에도 세제 등의 리필용기, 종이가방, 건강식품 파우치 등에 쓰여왔다. 

다른 비닐 소재보다 단가가 비싸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지만 환경과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 필름이 국내에 전반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닐 규제 범위 식재료까지 확대되어야 해

비닐봉지의 사용도 단계적으로 제한된다.

2022년부터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과 제과점에서 비닐봉지 제공이 제한되고 2030년부터는 모든 업종에서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우산비닐은 2020년부터 대부분의 관공서에서 사용할 수 없고 2022년부터는 대규모 점포에서 사용이 금지된다.

포장재 규제도 강화된다. 정기적으로 같은 곳에 배송되는 택배나 신선배송에는 2022년까지 스티로폼 상자를 대신해 재사용 상자를 사용한다. 

과대포장을 막기 위해 파손 위험이 적은 품목의 택배는 포장공간 비율기준을 2020년에 마련한다.

과자나 화장품 등 이미 포장된 23개 제품을 '원 플러스 원' 묶음상품처럼 이중으로 포장하는 행위도 2020년부터 제한된다.

환경부는 2020년부터 업계와 자발적 협약을 통해 일회용품 감축방안을 추진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하기로 했다.

일회용품 규제 강화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생산업계에는 사업전환자금을, 

커피숍처럼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영세상공인에는 세척설비 등을 각각 지원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인다는 차원에서 의의가 크다”며 

“감축방안은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형 사회로 가는 데에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비닐을 통틀어 보지만 식자재에 들어가는 비닐과 일상생활에서 쓰는 봉투는 엄연히 다르다"며 

"식자재에 대한 비닐의 규제도 엄격히 다뤄야 하는 내용에 대한 안을 제대로 살펴보고 위와같은 규제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itnana2@gmail.com
최빛나 기자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http://www.greenpost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