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히말라야 원정대 사이에는

tkaudeotk 2017. 12. 3. 06:49



히말라야 원정대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하나 있다 

8천 미터급 정상을 향해 갈 때 
허리까지 쌓인 눈을 밀어가야 한다 

제일 앞서 길을 열어가는 사람은
십 미터만 가도 체력이 떨어지고 

그러면 뒷사람이 선두를 바꿔가며 
모두가 한몸이 되어 길을 열어간다 

그때 오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자기 체력이 떨어질까봐 로프며 텐트며 식량 같은 짐을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7천4백 미터 고지까지 올라가 마지막 하룻밤을 자고 정상을 향하는데 

체력을 아끼며 온 사람은 어찌 될까 그는 고소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제일 많이 선두에서 길을 내고 짐을 더 지고 온 사람은 

체력이야 떨어지지만 힘을 다 써버린 만큼 고소적응이 잘 돼서 

결정적인 그 아침 그는 정상에 올라선다 

자기희생이, 동료애가, 하늘에 가 닿은 걸까 

히말라야는 자신을 다 내어준 
그 사람에게만은 잠시 자신의 머리를 내어준다 

-박노해 / '히말라야의 비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