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정보

등산정보 철학하는 스포츠

tkaudeotk 2011. 9. 28. 15:12

"산이 거기 있으니 산을 간다", "철학하는 스포츠는 등산이다"라는 거창한 표현을 빌지 않더라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산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등산이란 한마디로 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며 등산기술이란 산을 무리없이 오르내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함을 말하고 있으나 너무나 단순한 정의와 해석인 것 같다.


영국의 저명한 등산가 아놀드 눈은 그의 명저<1세기 동안의 산악운동>에서 등산에 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참된 의미의 등산가란 여러 가지 등산에 따르는 어려운 기술상의 문제를 해결하며 그 속에서 기쁨을 찾아 등산과 등반을 거듭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하여 순수 알피니스트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러면 등반이란 무엇인가. 등반이란 암벽과 빙벽에서 기술과 각종 장비를 이용해 오르내리는 것을 이야기하며 등산의 큰 의미 속에 등반도 속한다 하겠다. 히말라야 등산은 그 자체가 거의 등반의 연속인 것이 많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입장에서는 산에 대한 화술답사거나 관광등산이거나 하이킹이거나 암벽등반이거나 모두 등산의 범주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산을 즐기고 산을 탐색하며 또 그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미지의 코스와 험난한 코스를 개척하고 산을 오르내리는 각종 기술을 익히는 것 자체가 바로 등산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산악인이란 산에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고 걸어다니기를 좋아하고, 또 산에 대하여 읽고 산에 대하여 깊은 사색을 즐겨하는 사람은 누구나 산악인 일 수 있는 것이다."가 무척 공감을 주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등산은 철학하는 스포츠라는 등식성립의 기반을 갖는게 아닐까.

산을 오르내리는데는 단독, 집단, 고산(극지)의 3개 등산법이 있다.


단독등산은 혼자서 암벽이나 빙벽을 오르는 단독등반(아라인게엔)과 혼자서 산을 오르내리는 단독산행(원더러)으로 대별된다. 그러나 준비없이 혼자서 등반하는 것이나 동계적설기에 혼자 등산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고 또 너무나 고독한 산행이 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자기능력에 알맞은 산이나 암벽 빙폭을 주변의 아무런 구애받음이없이 돌파했을때 자신에 대한 믿음은 물론이고 새로운 먹과 자유를 누리는 묘미가 무척 감동적이다.


집단등산 여러명이 어울린 산행으로 종주 횡단 방사상 집중파상등산으로 나누어 지는데 종주등산은 가장 전통적인 형식으로 산봉과 산능선을 따라 타는 것으로 지리산 천황봉∼노고단을 잇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횡단등산은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것으로 금정산의 경우 범어사∼북문∼고담봉∼호포를 잇는 코스이다.

방사상 등산은 산정을 향해 각각 다른 출발지서 출발한뒤 정상에서 만난뒤 각각 올라온 루트와 다른 루트로 하산하는 것을 말하며 많은 인원이 동시에 오를 수 있으나 각팀마다 유능한 리더가 있어야 하며 학술답사등 탐사등산에 많이 이용된다.

 

금정산 고담봉을 3개팀이 방사상 등산을 할 경우는 A팀 범어사∼북문∼고담봉∼장군봉∼은동굴∼외송, B팀 호포∼고담봉∼북문∼범어사, C팀 부산대∼동문∼북문∼고담봉∼호포와 같은 모양이 된다. 집중식은 다른 출발지에서 출발, 정상에 거의 같은 시각에 올라 만난뒤 전대원이 한 개의 코스로 함께 하산하는 것으로 방사상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소요시간 추정과 루트에 따라 적합한 멤버를 구성해야 한다.

 

파상등산은 한 개의 코스에 수개의 팀이 각각 시간을 달리해 출발하는 방식으로 마치 파도가 일정한 간격으로 몰아치는 방법인데 예를 들면 A팀은 선등, B팀은 A팀 지원, C팀은 코스조사, D팀은 정리 확인하면서 오르는 것으로 등산코스 개척과 학술조사 등을 동시에 해나가는 방법이다.


고산등산법은 등산방식 중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극지법(Polar Method)이 라 한다. 표준적인 극지법인 포위등산방식(sieege tactics)은 산록에 베이스캠프를 설치, 등산에 필요한 자재, 용구 등을 집결시켜 놓고 캠프 1, 2, 3등 점차적으로 캠프를 설치하며 정상 가까이까지 지원해 미리 예정된 1∼3명의 공격(Attack)조가 용이하게 정상을 등정케 하는 것으로 10∼20명의 파트가 공격조를 위해 모두가 단결해 지원하는 것이며 철수는 제일 위에 있는 캠프에서부터 점차적으로 행한다. 정확한 운행계획에 따라 천천히 그러나 끈기있게 행해져야 하며 77년 한국의 에베르스트등반 때도 이 방법을 사용했다.


러시등반방식(Rush Tactics)은 최종캠프에서 공격조들이 개인능력의 최대한도까지 전력을 다해서 등정하는 방식으로 개인능력을 중시한 속전법이다. 초인적인 등산가인 독일의 헤르만 불이 낭가파르파트에서 이 방법으로 초등정하였다.


계단등산방식(Stage Tactics)은 포위등산방식과 대부분 같으나 전진캠프가 한단계 전진하면 베이스캠프도 따라 전진하는 것으로 어태크와 베이스가 직렬 전개되면서 한덩어리가 꽤 등산하는 것으로 전력(戰力)의 안전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이로서 등산과 등산방식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가 되었다. 그러나 등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을 타겠다는 의자와 산을 사랑하겠다는 신념이라 하겠다.
                         

                                                                                  <망월산악회 제공>

 

등산정보 철학하는 스포츠,

1992년 09월,

121호 0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