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도움 vs 절실한 도움
2016년 10월 미국 동부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후,
한국으로의 귀국길에 북서부 도시인 시애틀(Seattle)을 경유하게 되었다.
수년 전, 국내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함께 가르쳤던 교수님께서
은퇴 후 그곳에서 노후를 보 내고 계셨는데 어렵지 않게 연락이 닿았다.
교수님께서 는 먼 곳까지 왔으니 굳이 당신의 집에서 묵고 가라고 청 하셔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
이튿날 아침, 한국으로의 출 국을 위해 교수님께서 자신의 승용차로
시애틀 공항까 지 태워 주시는 길이었다.
공항을 향해 가는 길에 신호 대 기로 잠시 멈춰 섰는데,
한 남성이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단어 아니었지만 인상적인 문구가 적 혀 있어서 얼른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로 찍으려 했다.
하지만 곧 신호가 바뀌어 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머릿속으 로 재빠르게 단어들을 외웠고
급히 메모지를 찾아 옮겨 적었다.
골판지에 쓴 손팻말에는 “Pregnant? Free Help! (임신했나요? 도와 드릴게요!)”라고 쓰여 있었고,
바로 밑 에 그 남성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나는 그가 어 느 민간 후원 단체에 속한 사람인지, 곤경에 처한 사람을 순수한 마음에서 돕고 싶어 하는 개인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손팻말을 스쳐 지나며 힐끗 본 그 순간만 큼은
“아! 저 남성이 어려움에 처한 어떤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때에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지나치며 얼핏 본 짧은 문구였지 만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많은 생각이 갈마들었다.
적어도 50대 성인 남성인 나에게는 손팻말의 문구가 그저 아 무런 상관없이 지나칠 수 있는 <무의미한 도움>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그 남성의 손팻말 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나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그가 <매우 절실한 때에 큰 도움> 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 에게는 무의미한 상황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 는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날 때 vs 죽을 때
사람이 한평생 살다 보면, 양면성을 가진 현상이나 상황 에 직면할 때가 많이 있다.
궂은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 고, 힘든 일이 있으면 편한 일도 있게 마련이다.
흥진비래 (興盡悲來)라는 말이 있듯이 기쁘고 흥겨운 일이 있으면 슬픔도 이르러 오는 것이 인생 아닌가?
마치 양날의 검처 럼 상대를 베는 데 쓰일 수도 있지만 잘못 휘두르면 오히려 자신을 베어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혹자는 인생만사 가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정의하며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기쁜 일이라 할지라도 마냥 기뻐하지 않고,
곤경에 처했다고 해서 마냥 비탄에 빠지지 말라.”고 훈계한다.
성경의 지혜자 솔로몬도 전도서에서 “날 때가 있고 죽 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 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 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 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전도 서 3장 2~7절)라며
인생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양면성에 대한 예증을 소개하고 있다.
해마다 철을 따라 꽃이 피었 다 지듯, 인생에서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계절은 다시 오고 꽃은 다시 핀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 밤이 깊을수록 별빛이 더욱 환히 빛나듯,
인생을 살아가 면서 순풍에 돛 단 듯 항해할 때도 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역풍으로 인해 물러설 수밖에 없는 때도 있다.
삶의 전성 기를 누릴 때도 있겠지만 깊은 슬럼프에 빠져 쓰디쓴 좌절 을 맛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우리는 인생에서 예 기치 않은 다양한 양극(兩極)의 상황을 직면할 때 담담하 고 침착하게 풀어 나가고,
때로는 인내하며,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들을 순리대로 해결해 나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인생의 깊이를 더해 갈수록 삶에 직면하는 여러 현상 이나 상황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버티고 견뎌야 할 상황에서 잘 참아 낸다.
계획하는 일마다 순조롭게 진 행될 때에는 오만한 태도를 지양하고
오히려 주변을 돌아 보며 배려하고 베푸는 혜안을 가지면 좋겠다.
유익균 vs 유해균
이번 <가정과 건강> 3월 호에서는 유산균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우리 장(腸)에는 약 100조 마리 이상의 장내 세균 이 서식한다.
이 장내 세균들은 장에 들어온 음식을 분해 하고, 영양분의 흡수를 도와주며, 장의 연동 운동을 활 발하게 해 준다.
또한, 유익균 15퍼센트, 유해균 15퍼센트 그리고 일반 균이 70퍼센트를 차지한다.
인체에 유익한 균과 해로운 균이 함께 공존한 상태에서
가능한 한 유익 한 균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에 유익을 얻는다.
유해균이 평소보다 많이 증식하면 독소와 노폐물이 장 속에 쌓여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장 내에 유산균, 비피더스균 등과 같은 유익균이 활성화되어 독소를 생성하는 유해균을 적절히 억제하면 건강한 변을 배출한다.
그러나 인스턴트 식품 이나 패스트푸드와 같은 정제 식품을 섭취하면
대장균,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등과 같은 유해균이 빠르게 증식해 배탈이나 설사, 변비 또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을 일으킨다.
아일랜드 코크 대학의 하비에르 브라보(Javier Bravo) 교수 연구 팀은
실험 쥐에게 유익균(유산균)을 먹 이로 준 후, 쥐들의 행동 변화에 대해 조사했다.
유산균 을 섭취한 쥐들은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유산균을 섭취하지 않은 쥐보다 덜 불안해했고,
스트 레스 호르몬도 더 적게 분비했다.
기억과 감정 조절에 관 련한 부분에서도 유산균을 섭취한 쥐에게서 건강에 이 로운 결과를 얻었다
(출처 : 하남주, 이도경 著 <내 몸을 살리는 유산균>).
또한 프랑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장내 에 유익균이 적절하게 활동하면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행복감이나 자신감을 상승시켜 주지만, 유해균의 증 식으로 소화 활동에 장애를 가져오면
중추 신경계에도 영향을 주어 우울감이나 불안증 또는 과잉 행동 장애 증 후군(ADHD) 등 행동 장애 및 정서 장애를 일으킨다고 보고했다.
그러므로 유익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채소 와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우리 건강에 이로운 체 내 환경을 조성하면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유익을 가져온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 양면성이 항상 존재하지 만 유익한 것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부정적인 생 각을 떨쳐 버리고, 긍정적인 사고를 계발하는 것은 행복 한 인생의 비결이다.
삶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상황이나 환경을 즐거운 마음으로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넓게 그리고 멀리 보자.
이제는 조금 보이는 듯하다.
이제는 세상사 가 조금씩 겹쳐져 보인다.
세상사가 동전의 앞뒤처럼 양면 성이 있는데 예전에는 힘들 때면,
눈앞에 드리운 먹구름 만 보이더니 이제는 구름 사이로 언뜻 햇빛도 보인다.
예전에는 삶의 무게에 짓눌릴 때면, 절망만 보이더니 이제는 그 너머의 희망도 곧잘 보인다
월간가정과 건강 3월호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제크기로 재현한 노아의 방주 (0) | 2017.05.01 |
---|---|
아따까마 사막 '별 천정'..천체사진전 입상작 감상하세요 (0) | 2017.04.06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0) | 2017.03.23 |
3년의 기다림..세월호 본격 인양 시작 (0) | 2017.03.22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비명 -퇴계 이황의 ‘자작 묘비명’ (0) | 2017.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