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김일성과 문선명 外

tkaudeotk 2014. 8. 25. 17:35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김일성과 문선명

김동규 지음, 교육과학사, 376쪽, 1만5000원 




한국 현대사에서 정치적으로는 북한의 김일성, 종교적으로는 통일교라는 신흥종교 교주인 문선명만큼 회자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신뢰도가 불명한 인터넷 사이트이기는 하지만 ‘프리메이슨(Freemason)’이나 ‘일루미나티(Illuminati)‘의 검색창에서도 

스탈린과 함께 김일성이, 달라이 라마와 함께 문선명이 최고계급인 33도의 인물로 등장할 정도다.

 

한 사람은 세기의 장기독재자로서 자유민주 사회로부터 악의 축으로 지탄을 받았다면,    

다른 한 사람은 신흥종교 교주로서 전통 기독교단으로부터 이단자로 매도됐다. 

두 사람이 남긴 빛과 그림자는 후세 역사가들에 의해 올바른 평가가 이뤄지겠지만, 

필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수집한 자료에 근거해 양자의 생전 행적을 중심으로 비교와 평가를 했다.

 

김일성은 곧 북한의 본질이라는 근거에서 그의 생육사와 성격 특징에, 문선명은 통일교의 교리와 그의 세계평화 실천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의 보편 가치인 자유나 인권, 평등, 그리고 평화라는 기준에서 김일성은 악의 편이라면 문선명은 선의 편에 서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상과 행적을 더듬어 가다보면 극과 극의 대척점과 동시에 접점도 발견하게 된다.

북한이 세계 초유의 철학사상이라고 선전하는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통일교에서 말하는 문선명의 종교적인 3대 주체사상, 

그리고 김일성의 ‘정치의 종교화’와 문선명의 ‘종교의 정치화’ 등은 

내용 면에서는 분명히 대립관계임에도 구조 형식에서는 동질성을 지닌 상호접점과 분기점을 공유하고 있다.

 

김일성은 주체사상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인민에게 강요해 종교적 신앙으로까지 확장시켰다. 

국가 통치도 종교집단 관리 행태와 유사하다. 

문선명의 통일교는 지상천국을 목표로 종교뿐 아니라 경제, 교육, 문화, 언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조직을 움직였다. 

주체사상을 보면 수령-당-인민은 성부-성자-성령과 김일성 대가정론은 유교의 충효사상과 연결된다. 

통일교의 삼위일체는 하나님-참부모(문선명 부부)-참자녀(신도), 가정 질서 중시 사상은 유교의 부부유별과 맥을 같이한다. 

이것은 일종의 패러독스이며 아이러니기도 하다. 적과 동지, 극과 극, 불과 물의 상극성과 동시성의 공존인 셈이다.

 

김일성과 북한 정권의 본질과 문선명의 통일교리와 사상을 개관하고

 이에 근거해 두 사람의 남북통일론을 소개한 졸저를 통해 독자들이 새롭고 올바른 북한관과 종교관 그리고 남북통일관을 갖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미소련 간의 동서 냉전체제는 사라졌으나 이제 우리는 한반도에서 남북한 간의 체제 대결 속에 살고 있다. 

이것을 문선명은 하나님과 사탄의 최후의 ‘판가리 싸움’이라고 규정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은 곧 세계평화의 기본이라고 보고 있다. 

동시대를 살다 간 두 인물의 행적을 조명해 대비시킴으로써 민족 분단의 근원을 또 다른 시각에서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내일의 올바른 역사관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김동규 | 고려대 명예교수 |